트럼프 가상화폐 정책 기대 못미쳐 비트코인, 10만달러서 8만달러대로 테슬라, 시총 1조 달러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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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수혜가 기대됐던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자산 투자)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 ‘크립토 대통령’에 대한 기대로 11만 달러(약 1억5800만 원) 가깝게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9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 ‘퍼스트 버디(친구)’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주가도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 37%가 증발했다.
26일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8만8500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전 한때 8만60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했다.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10만 달러 선에 이어 9만 달러 선까지 깨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비트코인 가격은 고공 행진했다. 지난해 11월 6일 7만5637달러였던 비트코인은 한 달 만에 10만 달러를 넘겼다. 올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는 사상 최고가(10만9114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의 전략자산화’, ‘가상화폐 관련 규제 철폐’, ‘대통령 직속 가상자산 자문위원회 신설’ 등 가상화폐 친화적인 공약을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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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 규제 완화 등 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급격하게 오른 탓에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보편관세 등에 비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면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 이어지자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고점 대비 23% 하락했다.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화폐도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했다.
한편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도 유럽 판매가 급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25일(현지 시간) 8.39% 하락해 시총 1조 달러 선이 깨졌다. 지난달 유럽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에서 모두 부진했다.
테슬라 시총이 1조 달러 밑으로 내려온 건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처음인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대한 기대로 올랐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함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1월 6일 288.53달러에서 12월 17일 479.86달러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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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