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道 공사장 교량붕괴 4명 사망 “도로 교량 공사하는지는 몰라 딸에게 야구장 가자 했는데” 오열 유족 “원인 규명-책임자 처벌을”
25일 경기 안성시 서운면 세종포천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교량 붕괴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매몰된 근로자를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9분경 발생한 교량 붕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안성=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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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버리는 게 어딨어, 아빠.”
25일 세종포천고속도로 건설 현장 붕괴로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가운데 희생자 빈소에서는 유족들이 오열했다. 갑자기 남편, 아버지, 동생 등 가족을 잃은 이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사망자 중 2명은 중국인인데 유족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려 빈소 마련도 지체됐다. 유족들은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 “가족과 가까이 지내려 일터 옮겼다가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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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국인 사망자의 시신도 이 병원이 안치됐다. 유족에 따르면 그는 약 30년 전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건설 일을 계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를 치러야 하는 직계 유족은 아직 중국에 머물고 있어 빈소 마련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성시 관계자는 “유족들이 도착하는 대로 빈소 위치를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일용직부터 하도급 건설사 부장까지 변
사상자 중에는 하도급사인 장헌산업, 강산개발 등의 근로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산개발 소속 한 부장급 직원도 이날 사고로 숨졌다. 강산개발 관계자는 “우리가 맡은 건 교량 아래 작업”이라며 “작업 중이던 부장이 매몰돼 현장에서 숨졌다는 사실을 오전에 접했다”고 전했다. 사상자 일부는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 당초 유일하게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됐던 중국인도 병원 이송 뒤 결국 숨졌다. 이 60대 중국인 근로자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경기 평택시 굿모닝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중상자로 분류됐다가 병원에서 심장이 멎은 것이다. 사상자 10명 중 유일한 경상자인 또 다른 60대 중국인 근로자는 경기 화성시 한림대병원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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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고로 교량 위에서 작업 중이던 남성 근로자 10명이 추락해 4명이 숨지고 5명은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4명 중 2명은 한국인, 2명은 중국인이다. 왼쪽 볼과 이마 등을 다친 경상자 1명은 추락 현장에서 스스로 걸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4명 중 3명의 시신은 안성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 당국이 이날 오후 2시 22분경 가장 마지막에 발견한 내국인 작업자도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소방 당국은 오후 2시 40분경 더 이상의 매몰 인원은 없다고 파악하고 수색 작업 종료를 발표했다.
안성=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안성=최원영 기자 o0@donga.com
안성=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