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개봉 영화 ‘백수아파트’ 리뷰
‘백수아파트’ 스틸
광고 로드중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백수 거울(경수진 분)은 조카와 동네 민원을 나서서 처리하다 변호사인 동생 두온(이지훈 분)과 다투고 독립한다. 그는 재건축 이슈가 있는 백세아파트에 이사한 첫날 밤 새벽 4시 쿵쿵거리는 거대한 층간 소음에 잠을 설친다. 층간 소음은 6개월째 지속 중으로, 거울은 아파트 주민 경석(고규필 분)과 지원(김주령 분), 샛별(최유정 분)과 함께 소음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백수아파트’(감독 이루다)는 ‘화차’(2011) ‘신세계’(2012) ‘대호’(2016) ‘머니백’(2016) 등 연출부를 거쳐 ‘변신’(2018) 조감독을 맡았던 이루다 감독의 첫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2020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 탄탄한 스토리를 인정받은 작품으로, 제작사 빅펀치픽쳐스의 마동석이 제작에 참여했다.
광고 로드중
‘백수아파트’ 스틸
영화는 중반부까지 범인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 용의자로 의심되는 이웃들을 파헤치는 긴장감으로 흥미를 안긴다. 거울과 동행하는 이웃들의 각자 캐릭터 또한 돋보이는 만큼, 탄탄하고 밀도 있는 짜임새로 서사를 쌓아간다. 미스터리와 코미디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며 전개를 이어가는 가운데 가족 드라마도 얹었다. 주인공 거울이 오지라퍼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가족 드라마에 담으며 캐릭터의 확실한 동기부여를 보여주고자 했다.
미스터리 추적극에서 친절한 힌트가 많다는 점은 긴장감을 다소 느슨하게 만든다. 층간 소음 미스터리를 둘러싼 각 캐릭터들 간의 드라마가 풍성한 결을 보여주지만, 기대한 만큼 장르적 재미가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범인의 정체 역시도 다소 쉽게 유추되는 점도 아쉽다. 초반 재건축과 관련 이슈가 전면에 배치되면서 층간 소음의 이유도 쉽게 추측된다.
장르적 쾌감보다는 서사와 메시지가 주는 감동을 택한 지점은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다. 다만 “오지랖이 불러일으키는 선한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만큼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대단한 히어로가 아닌 우리의 이웃이 층간 소음의 비밀을 밝혀내는 결말과 이웃 간의 연대에 대한 메시지는 훈훈한 온기를 전달한다. 이웃 간 교류를 경계하며 사건·사고에 무관심하고 방관해 온 사회적 분위기도 돌아보게 만든다.
광고 로드중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