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증언…“계엄 끝날 때쯤 다른 곳서 서명 안된 복사본만 봐” 특전사 여단장 “곽종근, 尹 지시 전달때 국회 전기라도 끊으라고 해”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수방사령관이 수차례 병력 안내해달라 요청”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국방부와 군 관련 관계자들이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5.02.21. 서울=뉴시스
이날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 출석한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질의에 “곽종근 사령관( 당시 특수전사령관)이 보안폰으로 전화가 와서 화상회의를 했는데 ‘대통령께서 문을 부셔서라도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셨다. 필요하면 전기라도 끊어라고 말씀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인은 기계적으로 상급자의 지시에 복명복창을 하기 때문에 ‘대통령님께서 그런 지시를 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라고 다시 물어봤고, (곽 전 사령관이) 약간 주저하는 듯한 목소리로 ‘응’이라고 하고 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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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응 국방부 국회협력단장은 “여덟 차례 수방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병력을 안내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계속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저는 거듭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협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협력단이 계엄 당시 특전사의 국회 본관 단전 조치에 조력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양 단장은 또 계엄 선포 직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어디 있냐’고 물어서 삼각지 독신숙소라고 답변했고, ‘수방사령관하고 통화해, 특전사하고’라고 하면서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고도 밝혔다.
양 단장은 계엄 해제 이후 폐쇄된 국회협력단실에 몰래 들어가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선 “앞으로 당분간 들어오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TV와 전열기구를 끄고 사무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생각이 깊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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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전 과장은 “포고문을 작성하기 위해선 대통령 서명이 들어간 계엄선포문, 그러니까 공고문이 있어야 한다”며 “그게 있어야 포고문이 작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전 과장은 “제가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언론에 나온 그대로 (대통령) 서명이 들어간 대통령의 계엄선포문인 공고문과 포고령 1호가 발령됐다고 하는데, 당시 합참 계엄과장으로서 지원을 간 저는 그 서명이 들어간 계엄포고령 1호도 보지 못했다는 게 팩트”라고 했다.
‘포고령도 합참 계엄과장은 전혀 못 봤다는 거 아니냐’는 물음에 권 전 과장은 “포고령 서명이 들어간 것 일체 못 봤고, 계엄 끝나갈 즈음에 다른 곳에서 서명이 안된 복사본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또한 권 전 과장은 ‘계엄사령관, 부사령관 합수부장 임명도 대통령이 하는데 임명장을 봤나’라는 물음에 “임명장은 꼭 제게 줘야 되는 건 아니지만 그 부분에 대한 임명장을 저는 못 봤다”고 했다. ‘계엄부사령관 등이 누구인 것을 언제 알았나’라는 물음엔 “상황이 종료되고 알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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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이날 707특수임무단이 쓰는 케이블타이를 자신의 손목에 직접 묶는 시연을 보이며 “사람을 묶도록 설계돼 있지, 구조상 문을 봉쇄할 수는 없다”며 “국회의원들을 끌고 가려고 준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707특임단 관계자는 “작전 수행 시 두 종류의 케이블타이를 모두 휴대한다”며 “문을 봉쇄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