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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정치 일선에 복귀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책(‘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을 26일 출간한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후 자신이 ‘불법 계엄 반대’를 선언한 순간부터 대통령 탄핵 소추 이후 대표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12일간 300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한 전 대표가 계엄 직후 경찰에게 국회 출입을 제지당하자 “정말 이럴 거냐”고 설득해 경내로 들어간 일 등이 담겨 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이 책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결정을 대단히 비판적으로 다뤘다. 평소라면 비공개했을 만한 대통령 발언이 다수 실렸다는 게 책 내용을 아는 이들의 설명이다. “한동훈의 계엄 반대는 성급했다”는 당내 친윤 그룹과 일전을 각오한 듯하다. 대표적인 것이 계엄 이튿날 윤 대통령이 “국회를 해산할 수 있는데도 안 했다”고 한 말이다. 헌법상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이 없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주장으로, 한 대표는 “황당한 발상”이라고 썼다.
▷한 전 대표는 정치인 체포 시도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그는 계엄의 밤에 누군가로부터 “체포되면 죽을 수 있다. 은신처로 숨어라. 추적 안 되게 휴대폰도 꺼놔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튿날 대통령에게 따져 물었는데, 대통령은 “전혀 그런 일이 없다. 체포하려면 방첩사를 동원했을 텐데, 계엄에 방첩사는 동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에 비춰 보면 대통령은 거짓을 말했다. 12월 4일이란 초기 시점엔 방첩사의 깊고 넓은 개입이 드러나 있지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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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표로선 ‘또 검사 출신 대통령이냐’는 질문에 답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실패에는 고집불통의 성향이나 배우자의 국정 개입이란 특이점도 있지만, 검사 생활만 26년을 한 데 따른 경험 제약을 꼽기도 한다. 경쟁자들은 이 점을 물고 늘어질 수 있다. 온 세상이 아는 검사 한동훈을 저자 소개에서 몇 자 뺀다고 달라질 건 없다. 그 바람에 사람들은 더 기억하고, 더 묻게 됐다.
김승련 논설위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