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따른 기대감속 月500만원 고액에도 “대기자 많아” 6년치 의대 등록금 1년에 쓰는 셈 N수 학원비 상승 등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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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까지 대학 정시모집 추가 합격자(미등록 충원) 발표가 마감되는 가운데 입시업계의 관심은 2026학년도 N수생(대학입시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의 규모에 쏠려 있다. 지난해 대규모로 이뤄진 의대 증원에 따른 기대감으로 올해 N수생 수가 2001학년도 이후 최대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수강료 월 최소 400만 원’짜리 프리미엄 재수 기숙학원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학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사교육 카르텔의 중심으로 집중 공격받았던 입시학원 시대인재가 운영하는 대형 기숙학원이다. 1년간 수강료와 교재비 등을 합치면 의대 6년 과정의 등록금을 합친 수준과 맞먹는다.
● 기둥뿌리 뽑혀도 N수 해서 의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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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재 불균형 문제 심각
‘재수 1년은 가계 기둥뿌리 뽑히는 1년 징역형’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데도 수험생과 학부모가 월 600만 원에 가까운 수강료를 기꺼이 투자하는 이유는 의대 증원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종로학원은 올해 N수생 규모를 20만 명대로 예측했다. 20만 명대를 돌파하면 2001학년도(26만9059명) 이후 최대치다. 게다가 2026학년도는 출산 붐이 일었던 2007년 ‘황금돼지띠’에 태어난 고3 현역 수험생(45만3812명)이 전년도(40만6079명) 대비 4만7733명(11.8%) 많다. 어느 해보다 치열한 대입 경쟁률이 예상되는 만큼, 고액의 N수 기숙학원마저 성행하게 된 것이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시대인재는 현 정부의 사교육 카르텔 의혹의 칼을 가장 세게 맞은 곳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따라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시대인재 기숙학원이 N수 학원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시업계 등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의대 광풍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많은 비용을 N수에 투자해 의사가 되면 투자한 것을 회수하겠다는 생각이 강할 것”이라며 “의사에 대한 기대수익이 과도하게 높아졌는데, 미래 의사의 수요와 공급 문제를 어떻게 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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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