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반지하 빌라서… 경찰 조사 40대 큰 딸 사망, 모친-작은 딸 치료
부산동부경찰서 전경.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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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주택에서 생활고를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남긴 세 모녀가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산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3분경 부산 동구 한 주택 안방에서 60대 여성과 40대 두 딸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 구급대와 경찰은 현장에서 숨져 있는 큰딸을 발견했고, 의식이 없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작은딸과 어머니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두 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큰딸의 남편은 이날 오전 세 모녀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작은딸의 전화를 받고 다른 지역에서 부산 집으로 와 이들을 발견한 뒤 119에 신고했다. 세 모녀는 안방에 함께 누워 있었고 착화탄 여러 장이 주변에 놓여 있었다. 생활고 등을 비관한 내용의 유서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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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공과금 낼 돈도 없을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60대 여성과 30대 두 딸이 숨진 ‘송파 세 모녀’ 사건 후 위기가정 발굴 및 지원 제도가 강화됐지만, 생활고로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은 되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복지 전문가인 박민성 민생정책연구소장은 “세 모녀 가운데 투병 중인 이가 있었다면 일부가 근로 능력이 있어도 정상적인 생활 유지가 어려웠을 수 있다”며 “물가 상승 등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는 빠르지만 복지 사각지대 발굴 정책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