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원스’, 배우가 직접 악기 연주… 프리쇼선 무대 올라가 음료 살수도 뱀파이어 이야기 담은 연극 ‘렛 미인’… “눈앞서 뱀파이어 보는 충격 표현” ‘작품성’ 독립영화로 무대 만들기도
2014년 국내에서 초연된 뮤지컬 ‘원스’의 프리쇼(pre-show) 장면. 관객들은 공연 전 아일랜드의 술집으로 꾸며진 무대 위에 올라 음료를 구매하고, 다양한 연주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2007년 개봉한 원작 영화(위 사진). 신시컴퍼니·영화사 진진 제공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막을 올리는 ‘원스’는 영화가 원작인 뮤지컬. 최근 연극 ‘타인의 삶’과 ‘바닷마을 다이어리’, ‘셰익스피어 인 러브’, ‘렛 미 인’ 등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연달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원작 영화의 익숙한 감성을 되살리면서도 무대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가미해 관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 스크린 속을 걷는 듯한 생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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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 끝에 뮤지컬은 원작 음악은 살리되, 무대의 생동감을 극대화한 방향으로 제작됐다. 우선 오케스트라 없이 출연진이 직접 악기를 연주한다. 한 배우가 피아노와 만돌린, 벤조, 멜로디카 등 9개 악기를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총 16개의 악기가 활용되는, 배우 입장에서는 고난도의 공연이다.
공연 전 20분 동안 ‘프리쇼(pre-show)’가 펼쳐지는 것도 눈길을 끈다. 관객들은 아일랜드의 바(bar)처럼 꾸며진 무대에 올라가 음료를 살 수 있다. 배우들은 기타, 아코디언, 만돌린 같은 악기를 즉흥 연주한다. 배우에게 말을 걸거나 즉흥 연기를 감상할 수도 있다. 영화 ‘원스’ 스크린 속으로 관객이 실제로 들어가는 기분을 선사하는 연출이다.
스웨덴 영화를 원작으로 스산한 북유럽 호러 감성을 살린 연극 ‘렛 미 인’이 2016년 초연했을 때의 모습. 배우 박소담이 일라이, 안승균이 오스카 역을 맡았다. 아래 사진은 영화 ‘렛 미 인’의 스틸컷. 신시컴퍼니·키다리이엔티 제공
● 검증된 예술 영화들을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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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을 인정받았던 독립 예술 영화가 원작인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일도 잦아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선보인 연극 ‘타인의 삶’은 동명 영화가 원작.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에서 사상범으로 의심받는 예술가들을 감시하던 비밀경찰이 점차 그들의 삶에 동화되는 과정을 담아 2007년 미국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연극은 오히려 무대를 단순하게 만들고,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한 연출로 흥행에 성공했다.
칸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한국에서 연극으로 제작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3월 23일까지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러한 예술 영화 원작 작품은 문화에 관심도가 높은 관객에게 소구력이 있다. 독창적인 스토리와 감성적인 분위기, 서정적인 화면 등도 무대 연출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