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따라 팔 수감자 90명과 맞교환 가족과 눈물 상봉, 폭죽 쏘며 환호 양측, 휴전기간에 추가 석방 예정
여성-10대 소년부터 집으로 19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석방한 이스라엘 여성 인질 에밀리 다마리 씨(앞줄 왼쪽)와 도론 스테인브레케르 씨(앞줄 가운데)의 모습. 이스라엘군(IDF) 웹사이트
광고 로드중
“(저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포옹과 키스를 보냅니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된 지 471일 만인 19일 풀려난 이스라엘 여성 인질 로미 고넨 씨(24)가 밝힌 석방 소감이다. 이날 그를 포함해 에밀리 다마리 씨(28), 도론 스테인브레케르 씨(31) 등 3명의 여성 인질이 귀환했다. 이스라엘 또한 자국 감옥에 갇혀 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석방했다. 이 교환은 양측의 1단계 휴전 합의안의 핵심 조치로 꼽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무용수 겸 안무가인 고넨 씨는 하마스에 납치될 당시 가자지구 인근 노바 음악축제장에 있었다. 이곳에선 하마스의 공격으로 364명이 숨졌다. 그는 하마스의 총격을 피해 친구들과 차로 도망치다 붙잡혔다. 잡히기 직전 어머니에게 전화로 “그들이 날 쐈어. 나는 피를 흘리고 있어”라는 말을 끝으로 행방불명됐다.
광고 로드중
루마니아계 이스라엘인인 스테인브레케르 씨는 동물병원 간호사였다. 그 역시 크파르아자 키부츠에서 납치됐다. 그는 하마스의 공격 당시 가족들에게 “침대 밑에 숨었지만 그들이 나를 잡았다”는 음성 메시지를 남긴 후 연락이 두절됐다.
20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이투니아에 이스라엘 감옥에 갇혔다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태운 버스가 도착했다. 베이투니아=AP 뉴시스
인질들은 이후 헬기로 라마트간의 병원으로 이송됐고,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의 인질 석방 다음 날인 20일 오전 1시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석방했다. 여성 69명, 10대 소년 21명이다. 이들을 태운 버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중심 도시 라말라에 도착하자 주민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귀환을 환영했다.
광고 로드중
다만 이날도 인질과 수감자 석방이 당초 예정보다 수시간 지연됐다. 특히 인질 3명의 석방 때는 국제적십자와 이스라엘군 관계자의 인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이뤄질 인질 및 수감자 맞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고, 양측의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