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개방한 부산항친수공원 자판기조차 없고 잡초만 무성해… 야간 영화상영회도 관람객 적어 편의시설-즐길 거리 미흡 지적… 시 “오페라하우스 준공 때 보완”
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친수공원 야생화단지 산책로에 잡초가 무성한 상태다. 오른쪽 야생화단지에는 이 시기 피어 있어야 할 황금색 금계국 등은 없었고 수풀만 우거졌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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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물놀이 시설을 갖춰 가족 단위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정책을 폈더라면 이렇게 휑하진 않을 텐데요.”
8일 오후 2시경 부산 동구 부산항친수공원 조망언덕. 반려견과 산책 중이던 동구 주민 김모 씨(52)는 텅 빈 공원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기자가 20분 넘게 야생화단지와 바다와 맞닿은 해변 산책로 등을 둘러보면서 마주친 방문객은 김 씨 등 10여 명에 그쳤다. 김 씨는 “즐길 거리가 없으니 무더운 여름 한낮에 여길 찾는 방문객이 없는 것”이라며 “크루즈가 부산항대교를 통과해 입항하는 모습 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멋진 공간을 만들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박모 씨(29)는 “더워서 지치고 갈증이 나는데 물 한 병 구할 곳이 없다. 우선 자판기라도 곳곳에 배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계절별로 알록달록한 야생화가 피어난다고 안내된 야생화단지에는 녹색 수풀만 우거져 있었다. 여름에 피어야 할 황금색의 금계국과 보라색의 끈끈이대나물은 보이지 않았다. 야생화단지 산책로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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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밤 부산 동구 부산항친수공원 잔디광장에서 ‘한여름 밤 공원 영화관’이 개최되고 있지만 영화를 관람하려고 모인 이는 100명이 안 될 정도로 적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항친수공원은 부산 북항재개발사업 추진과 함께 조성됐다. 2017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공원을 조성하는 데 국비 등 약 610억 원이 투입됐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 부산항만공사로부터 친수공원 시설 이관을 받았고, 산하 기관인 부산시설공단에 공원 관리와 운영을 맡기고 있다. 공원 유지 관리에 투입되는 연간 예산은 약 26억 원이다. 부산항친수공원은 전체 면적 19만6422㎡ 가운데 18만360㎡가 지난해 먼저 개방됐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주변의 나머지 공원은 오페라하우스 준공에 맞춰 개방하겠다는 것이 부산시의 계획이다.
즐길 콘텐츠 부족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오페라하우스 준공에 맞춰 모든 공원시설이 조성되면 더 많은 콘텐츠가 운영될 것”이라며 “해양 스포츠센터와 도서관 등 어떤 시설을 추가로 조성하면 좋을지 구상하는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시설 부족에 대해서는 “관리동 일부 공간에 편의점이나 커피숍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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