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름대, 남북 얇고 동서로 긴 형태 “압축된 장마전선 어디로 튈지 몰라” 나흘간 충북 276㎜-경북 275㎜ 1명 사망 1명 실종… 한양도성 무너져
올해 한반도를 찾아온 장마가 유난히 변덕스러운 탓에 날씨 예보가 제대로 안 맞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기상관측 기관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수치 예보 모델의 예측이 모두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 사이에선 ‘스텔스 장마’라는 말도 나온다. 레이더망을 피해 숨어 있다가 갑자기 공격하는 스텔스 전투기처럼 예상치 못했던 장마가 갑자기 튀어나와 물폭탄을 퍼붓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 예측 불허 스텔스 장마, 비 피해 키워
중후반에 접어든 장맛비는 주로 충북·경북 지역을 강타하고 있다. 6∼9일 나흘 동안 충북에 최대 276mm, 경북에 최대 275mm의 비가 쏟아졌는데 이는 국내외 기상관측 기관의 예상을 벗어나는 강수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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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관측 레이더 영상과 수치예보 모델 경북과 충북 일부 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진 8일 오전 3시 30분경 기상청의 기상관측 레이더 영상. 남북으로 압축된 장마전선 아래로 길고 좁은 지역에 폭우가 내리고 있다. 자료: 기상청
기상관측 레이더 영상과 수치예보 모델 7일 영국 통합모델(위쪽)은 8일 남부 지방을 제외한 넓은 범위에 비가 온다고 봤고,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은 강수집중 구역이 중부 지방으로 북상할 것이라고 에측했지만 둘 다 어긋났다. 자료: 기상청
● 충북서 1명 숨지고 서울 한양도성 무너져
경산 실종자 수색하는 소방구조대 9일 오전 5시 12분경 경북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 소하천 인근 농로에서 침수 차량을 확인하던 4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현장에서 소방구조대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정오까지 경산에는 18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10일까지 중부와 남부 지방에 시간당 최대 30∼50mm의 세찬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경산=뉴스1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장맛비로 현재까지 충북 옥천군에서 1명이 숨졌고 주택 23채가 침수됐다. 5개 시도 20개 시군구에서 주민 1700여 명이 대피했다. 정부는 호우특보 발효에 따라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또 환경부는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을 일부 방류하려는 징후가 포착됐다”며 군부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상황을 공유하고 주민 대피 및 출입 통제 조치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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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경산=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