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를 위한 변명’ 출간한 가톨릭 신자 서강대 박현도 교수 “이슬람교 근본정신은 약자 보호 테러집단 보고 전체 평가 말아야”
7∼8일(현지 시간) 열리는 카타르 정부 주최 ‘제15회 종교 간 대화 포럼’에 참석 중인 박현도 교수는 “알카에다 등 일부 테러 집단의 모습이 마치 무슬림 전체의 모습인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이슬람의 근본 정신은 약자 보호”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 뒤로 보이는 사원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 있는 알파나르 모스크. 박현도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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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이슬람교도)이 가장 많이 쓰는 말 중 하나가 아브라함 칠드런(Abraham’s Children)입니다. 기독교, 유대교처럼 아브라함을 신앙의 시조로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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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에서는 하나님, 아담, 아브라함, 모세, 예수를 다 인정해요. 뿌리가 같은 거죠. 그래서 기독교와 유대교를 부인하면 이슬람은 성립할 수가 없어요. 단지 이슬람에서는 무함마드를 하나님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예수 다음으로 보낸 존재로 봅니다. 이 부분이 기독교 입장에서는 불편하지요. 무함마드를 예수와 동격으로 놓으니까요.”
―잘 모르는 사람은 ‘알라(Allah)’와 하나님이 다른 것으로 아는데요.
“알라는 ‘알일라(Al-Ilah)’의 축약형인데, ‘알’은 정관사고 ‘일라’는 신이라는 뜻이지요. ‘알일라’가 부르기 편하게 ‘알라’로 변한 거지요. ‘알라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신을 ‘알라’라고 부르는 것뿐입니다. 기독교, 유대교의 하나님이 이슬람에서는 알라인 거죠.”
―신을 믿는다면서 알카에다나 탈레반은 왜 그렇게 폭력적인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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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최근 한 유튜버가 인천에 이슬람사원을 짓겠다고 해 지역사회에서 갈등이 벌어졌더군요.
“요즘 우리나라에 유튜브 무슬림들이 늘고 있어요.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슬람교를 가지고 일종의 비즈니스를 하는 것 같은데…. 사람들이 다 보는 길거리에서 예배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면 신기하니까 화제가 되잖아요? 사원 건립도 결국 무산됐지만 그런 차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진정한 신앙이라면 그런 식으로 하겠습니까?”
―2018년 예멘 난민 신청자 500여 명이 제주도에 입국했을 때 우리 사회에 이슬람에 대한 괴담이 난무했습니다만….
“당시 ‘이슬람교의 13교리’라는 글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공포감을 조성했어요. ‘사춘기를 시작 안 한 여자아이를 강간, 결혼해도 된다’라는 식의 13가지 교리가 꾸란에 있다는 거지요. 이들이 국내에 정착하면 그 가르침을 그대로 실행할 거라며…. 꾸란에 그런 말 없습니다. 외국의 이슬람 혐오주의자들이 만든 문건을 반이슬람 정서에 기대어 입국을 반대하기 위해 퍼뜨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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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가톨릭 신자예요. 신부가 되려고 한 적도 있고요. 오해와 편견은 대상을 잘 모르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슬람교의 근본정신이 약자 보호거든요.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모습으로 무슬림 전체를 평가하지 않았으면 하지요.”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