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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요즈음 세계적으로 핫(hot)한 김밥의 역사가 ‘한국이 원조냐, 아니면 일본이 원조냐’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 이럴 때 만일 어느 대학 교수가 한자로 된 오래된 책을 들먹이면서 김밥 비슷한 글자가 일본의 기록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며 ‘김밥의 원조가 일본인 것 같다’고 말해 버리면 우리나라는 김밥의 원조가 일본이라고 다 퍼져 버리게 된다. 이렇게 우리 음식의 뿌리가 왜곡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 예를 들면 일본어라고는 고스톱판에 ‘고도리’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일본에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음식인 ‘닭도리탕’이 일본말이라고 그럴듯한 이유를 들고 퍼뜨리니, 지식인은 한술 더 떠 왜색 언어를 탈피해야 한다고 하면서 볶음 과정이 전혀 없는 닭도리탕을 ‘닭볶음탕’이라고 해야 한다고 해버렸다. 그러니 TV에서는 시골 할머니가 방송에서 ‘닭도리탕’이라고 말하면 친절하게도 자막으로 ‘닭볶음탕’으로 고치는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권대영 한식 인문학자
과학자들의 무관심 속에 매번 우리 음식의 역사를 농경학적, 과학적으로 연구하지 않고 한자를 아는 학자들만 하는 연구 영역으로 방치하다 보니 우리 음식에 대한 왜곡과 과학적인 오류가 매우 심화됐다. 가장 왜곡이 심화되고 엉터리인 분야가 김치와 장으로 대별되는 우리 고유의 발효음식 역사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민족만 먹는 김치를 ‘김치의 유래’가 어디라느니, ‘뿌리가 중국의 파오차이와 같지 않냐’ ‘언제 들어왔느냐’ ‘김치는 고대김치 현대김치가 따로 있었다’ ‘김치의 역사가 수백 년밖에 안 되었다’ 등 많은 잘못된 주장이 아직도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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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한식 인문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