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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美대사 “北, 재앙 수준으로 스스로 고립시켜”

입력 | 2024-04-17 03:00:00

DMZ 방문-이대서 반기문과 대담
학생들과 여성 리더십 등 질의응답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오른쪽)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대담하고 있다. 그는 북한의 고립을 지적하며 “국가 지도자가 여러 국가와의 협력에서 물러서면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뉴시스


“오늘 비무장지대(DMZ) 너머로 본 북한은 재앙적(disastrous) 수준으로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고립시켰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72)가 16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대담에서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4시경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이화역사관에서는 반 전 총장과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간 노변담화(파이어사이드 챗) 좌담회가 진행됐다. 이화여대 학생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사람은 질의응답 형식으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 북한 문제, 여성 리더십에 대해 소통했다.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최근 격화되는 국제 정세에 대해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과 같이 다자주의적 국제 질서에서 벗어나며 ‘국가와 국민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세계 지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거짓된 약속이자 위험한 결정”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러시아가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을 거부한 것에 대해 그는 이날 DMZ를 찾아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하고 서방이 주도하는 형태로 운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이화여대 좌담회에서 “대북 제재 이행 감시를 위한 대안적 수단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번 좌담회는 토머스그린필드 대사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 동맹국 협력 논의를 위한 3박 4일 방한 가운데 이뤄졌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 국무부 인구·난민·이주담당 부차관보,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 등을 거친 35년 경력의 베테랑 외교관이다.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주유엔 미국대사로 임명됐으며, 흑인 여성으로는 두 번째 임명이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