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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사관 급습한 에콰도르에 단교 선언…前 부통령 망명이 화근

입력 | 2024-04-06 17:06:00


멕시코가 5일(현지시간) 자국 대사관을 급습한 에콰도르를 상대로 단교를 선언했다. 멕시코 망명 신청 뒤 대사관에 머물던 호르헤 글라스 전 에콰도르 부통령을 에콰도르 경찰이 강제로 연행해 가면서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알리시아 바르세나 멕시코 외무장관은 엑스를 통해 “에콰도르와의 외교관계를 즉각 단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경찰은 이날 저녁 에콰도르 수도 키토 주재 멕시코 대사관을 급습해 글라스 전 부통령을 전격 체포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뒤 4년 5개월 만인 2022년 4월 석방된 글라스 전 부통령은 지난해 12월 또 다른 부패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멕시코에 망명을 신청한 뒤 바로 키토 주재 멕시코 대사관으로 피신했다.

다니엘 노보아 아신 에콰도르 대통령은 대사관 피신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멕시코에 체포를 위한 대사관 진입을 요청했으나, 글라스 전 부통령의 망명을 허가한 멕시코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에콰도르 경찰은 이날 키토 주재 대사관에 진입해 글라스 전 대통령을 강제로 끌어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에콰도르 경찰이 우리 대사관에 강제로 들어와 난민인 전 부통령을 체포했다”며 “이는 멕시코 주권에 대한 도전이자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체포 영장 발부를 우파 정권의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하는 글라스 전 부통령의 주장을 인용해 “그는 대사관에서 박해와 괴롭힘을 사유로 멕시코 망명 절차를 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좌파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 전 정권과 레닌 모레노 전 정권에서 2013년~2016년 부통령을 지냈던 글라스 전 부통령은 브라질 건설사의 정부계약 입찰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17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엔 2015년 대지진 당시 재건 자금을 전용한 혐의로 체포됐다.

같은 좌파 성향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전날(4일)에는 우파 성향의 노보아 아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당선된 것을 거론하며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에콰도르 정부는 즉각 자국 주재 멕시코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을 명령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