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2023년 2월 9일, 3월 16일과 30일, 4월 20일, 5월 4일, 6월 8일, 8월 16일, 11월 15일 등 구체적인 날짜를 나열하며 의대 증원과 관련해 어떤 논의를 했는지 설명했다. 또 올해 초 “6개 단체에 공문을 보내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했고 1월 17일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증원 규모를 공식 요청했지만 의협은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증원 규모에 대해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가 이제 와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의협은 지난해 6월 8일 10차 회의에서 의사 인력 수급 추계를 위한 전문가 포럼을 열기로 합의했고 실제로 같은 달 27일 행사를 열었지만 이 자리에서도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부와 의협 간의 협의 분위기가 조성된 적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15일 열린 17차 회의에서 의협은 “과학적·객관적 데이터에 입각한 논의와 실질적 필수·지역의료 유입방안이 선행되면 의대정원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의 6일 후 정부가 전국 대학 40곳 수요조사를 발표하며 “2025학년도에 최대 2847명까지 정원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후 정부와 의협 간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 발표 다음날 열린 18차 회의는 10분 만에 파행됐고, 이필수 당시 의협 회장은 삭발까지 했다.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협 측 대표로 나섰던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정부는 증원 규모에 대해선 한 번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2000명이란 숫자는 (2월 6일) 장관 발표 때 처음 들었다”며 여러 차례 논의와 협의가 이뤄졌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