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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시간내 160km ‘지옥의 마라톤’ 여성 첫 완주자 나와

입력 | 2024-03-26 03:00:00

英 두아이 엄마 99초 남기고 골인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마라톤 대회로 꼽히는 ‘바클리 마라톤’에서 최초의 여성 완주자가 탄생했다. 이 대회는 일반 마라톤(42.195km)보다 긴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로 나침반 등 어떤 장비도 없이 산길이 대부분인 160km를 60시간 안에 주파해야 한다.

BBC 등에 따르면 두 아이의 어머니 겸 수의사인 영국인 재스민 패리스 씨(41·사진)는 22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프로즌헤드 주립공원에서 열린 바클리 마라톤에서 제한 시간을 불과 99초 남긴 59시간 58분 21초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날카로운 덤불을 헤치면서 다리가 긁히고 머리가 흐트러진 그의 모습이 코스의 난도를 짐작하게 한다.

이날 35명의 참가자 중 패리스 씨를 포함해 5명이 완주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혹독한 조건으로 2017∼2023년에는 단 1명의 완주자도 나오지 못했다. 패리스 씨를 제외한 나머지 역대 완주자 19명은 모두 남성이다.

이 대회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범인 제임스 얼 레이가 1977년 탈옥해 이틀간 8마일(약 13km)을 도주한 사건에서 유래했다. 당시 육상 선수 게리 캔트렐이 “난 (이틀간) 100마일도 갈 수 있다”고 주장했고 캔트렐의 지인 이름 ‘바클리’를 따 1986년 대회가 시작됐다. 1989년부터 현 코스가 완성됐다.

매해 대회에는 35명만 참여할 수 있다. 1.6달러(약 2200원)의 참가비, 자신이 이 대회에서 뛰어야 하는 이유를 쓴 글이 심사를 통과해야 자격을 얻는다. 패리스 씨는 2019년 268마일(약 431km)을 달리는 영국 ‘스파인 마라톤’에서도 여성 최초로 우승했다. 당시 마라톤 도중 신생아인 자녀에게 줄 모유를 만들기 위해 상당 시간을 지체했는데도 기존 기록을 12시간 앞당겼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