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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국가배상 소송’ 대법원 간다…정부 “상고”

입력 | 2024-02-27 17:44:00





정부가 최근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국가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판결에 대해 상고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27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5명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에 상고한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를 상대로 한 가습기살균제 손해배상 소송은 모두 10건”이라며 “현재까지 5건에 대해 1심 판결이 내려졌는데, 이 가운데 담당 공무원의 재량권 행사와 관련해서 위법성이 인정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항소심에서 처음으로 (기존 판결과) 다른 결론이 나왔다”며 “관련 쟁점이 포함된 소송이 다수 진행 중인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판사 성지용)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국가는 원고 3명에 대해 각 300만∼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16년 1심 판결 이후 8년 만에 내려진 항소심 선고로 관련 소송 중 처음으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 ‘PGH·PHMG’가 다량 첨가되는 경우에 대한 심사가 따로 이뤄지지 않았고 유해성이 충분히 심사·평가되거나 안전성이 검증된 게 아니다”며 “불충분한 유해성 심사를 성급하게 반영해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고시했다”며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한편 이번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도 20일 상고해 정부의 상고와 별개로 상고심은 진행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항소심에서 국가 책임이 인정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에 따라 받은 구제급여는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위자료에서 제외한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이번 상고는 정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구제 및 지원과는 별개로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정부에 접수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7901명으로 이 중 1847명이 숨졌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