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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나왔으니 2배 보상해라”…손님이 보인 갑질 [e글e글]

입력 | 2024-02-27 15:20:00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카페에서 산 케이크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음식값의 2배를 요구한 손님 때문에 괴롭다는 카페 사장의 글이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26일 ‘음식에서 머리카락 나왔다고 환불 요구한 손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글쓴이 A 씨는 “지난 25일 밤, 매장 아르바이트생(알바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손님이 구매한 케이크에서 머리카락이 나와 가게 사장과 직접 통화를 하고 싶어 한다더라”라고 말했다.

연락을 받은 A 씨는 손님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의 말을 전했다. 또 교환이나 환불 처리를 해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B 씨는 “케이크가 얼마냐”고 물었고, 해당 케이크의 가격이 3만 5000원이라는 답을 듣고는 두 배 가격인 7만 원을 환불해달라고 주장했다.

A 씨는 “죄송하지만 저희가 돈으로 그렇게 보내드릴 수는 없고, 케이크는 환불해 드릴 수 있다”며 “불편하시겠지만, 케이크도 새로 드릴 수 있다”고 회유했다. 하지만 B 씨는 “7만 원을 보내주지 않으면 돈도 받지 않을 거고, 인터넷에 올려 공론화시킬 것”이라며 협박을 했다고 한다.

이후 A 씨의 남편 C 씨가 연락을 받자, B 씨는 “연락 녹음을 해 뒀다. 식약처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화를 냈다.

A 씨가 재차 7만 원 환불은 안 된다고 말하자 B 씨는 “전화를 끊지 말고, (케이크값) 3만 5000원을 보내고 케이크를 하나 더 준다는 문자를 보내달라”며 “이런 경우는 원래 직접 찾아와서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 훈수했다.

A 씨는 결국 B 씨의 요구를 들어줬다. 그는 “(식품에서) 머리카락이 나오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 할 일이고 잘못한 게 맞다”라면서도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인가 싶다. 심장이 뛰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다”고 호소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공갈협박으로 고소할 수 있는데 왜 안 하는 건가”, “이런 글 볼 때마다 분노가 치민다”,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많다”, “2배 배상안을 요구하는 것부터 의심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음식에서 머리카락 나왔다는 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음식에 이물질을 넣고 고의로 환불을 요구할 경우 형법상 사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2023년 유명 유튜버가 한 햄버거 가게에서 주문한 음식에 머리카락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주장하며 환불을 요구한 경우가 있었다. 이 유튜버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