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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 시스템, 개통 열흘 넘게 오류… 행안부는 “정상 가동” [기자의 눈/전혜진]

입력 | 2024-02-26 03:00:00

전혜진·사회부


“대체 행정안전부가 말하는 ‘정상 가동’이 무엇인지 묻고 싶을 지경이네요.”

충북의 한 지방자치단체 세무 공무원 이모 씨는 13일 개통 이후 열흘 넘게 오류를 일으키고 있는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에 대해 25일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차세대는커녕 세무 업무의 기본인 수납부터 계속 오류가 발생하는 중”이라며 “민원인에게 사과하다가 거북목이 될 지경이다. 매일이 전쟁”이라고 했다.

본보가 일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지방세 시스템 오류를 지적하자 22일 행안부는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개통 초기 금융결제원과 수납 자료를 비교·대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일이 소요돼 지자체 공무원과 민원인의 불편이 발생했다”며 “현재는 안정화 조치를 통해 정상적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행안부가 ‘정상 가동’을 공표한 다음 날인 23일 또다시 수납 업무에 제동이 걸렸다. 오후 4시부터 1시간가량 취득세·등록면허세 납부가 되지 않자 각 지자체 세무과로 민원이 빗발쳤다. 이날 전북의 한 시청에 방문한 민원인은 “당장 차량 등기를 처리해야 하는데 취득세 납부가 안 돼서 가산세를 내야 하면 책임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 지역의 한 세무 공무원 이모 씨는 “어떻게 조치한다는 설명, 사과 한마디 없이 ‘정상 가동’만 외치는 행안부의 태도는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지적했다.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은 국민 800만 명이 사용하는 지방세 납부서비스 ‘위택스’와 전국 2만여 명의 세무 공무원이 쓰는 ‘세무행정시스템’을 개편해 13일 개통됐다. 19년 만의 전면 개편이었다. 서울시를 제외한 16개 시도, 201개 시군구를 통합 운영하는 이번 2단계 사업까지 들인 예산만 1134억 원에 이른다.

행안부는 13일 개통 당일과 22일 두 차례나 ‘정상 가동 중’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개통 당일엔 “접속자가 몰리면서 생긴 일시적인 오류”라고 했지만 시스템상 환급, 징수, 체납 등에 걸친 산발적인 오류는 현재 진행형이다. 부동산세를 담당하는 한 세무 공무원은 “월말에는 이사가 늘어 취득세 신고가 많을 텐데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호소했다.

행안부는 5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체 지방세 납부 시스템인 ‘이택스’를 사용하는 서울시 시스템까지 통합하는 내용의 3단계 사업을 준비하는 중이다. 총 1704억 원의 지방 재정이 들어간 사업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문제를 덮고 넘어가선 안 된다. 문제가 있다면 정확히 밝혀 인정하고, 빠른 조치를 취하는 게 납세자와 지자체 공무원을 돕는 길이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