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에서 환자수 45배 증가 항체 없다면 접촉시 90%이상 감염 면역 근거 없으면 한 두 달 전 접종
최근 유럽에서 홍역 발병이 급증한 가운데, 설 연휴 등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국내 유입 가능성도 높아졌다. 국내는 홍역 예방접종률이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면역 여부가 불분명한 사람이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항체 확인 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보고된 유럽 지역의 홍역 감염 사례는 4만2200건으로 2022년(941건)의 45배에 달했다. 이들 중 1~10월 홍역으로 입원한 사람은 2만918명이었고 2개 국가에선 홍역 관련 사망자 5명이 발생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 카자흐스탄, 튀르키예 등에서 심각한 유행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 인도, 서태평양 필리핀, 중동,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병하는 모습이다.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Measles morbillivirus)에 의해 감염되는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는 게 특징이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2∼18이나 된다. 감염자 1명이 12~18명에게 전파 가능하단 의미다.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며, 감염 시 발열, 전신 발진, 구강 내 병변 등이 나타난다.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 시 90% 이상 감염된다.
전염기는 발진이 나타나기 4일 전부터 나타난 후 4일까지다. 잠복기는 평균 10~12일이며, 전염력이 강한 전구기(3~5일간)에는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구강 내 병변 등이 나타난다. 발진은 바이러스 노출 후 평균 14일에 발생하며 5~6일 동안 지속된다. 심하면 중이염, 폐렴, 설사, 탈수 등 합병증으로 이어지는데 이 경우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최고 수준으로, 항체가 없는 사람이 접촉하면 100% 감염된다고 거론된다”며 “항체를 안 갖고 있거나 항체가(抗體價)가 떨어져 있는 사람은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면역 근거 없다면 해외여행 한 두달 전 백신 접종”
예방접종 백신에는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이 쓰인다. 국내에는 MSD의 ‘MMR2’, GSK의 ‘프리오릭스’ 등이 시판 중이다. MMR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돼 생후 12~15개월, 만 4~6세에는 1회씩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1회 접종 시 93%, 2회 접종 시 97% 예방효과를 갖고 있다. 성인은 유료로 접종할 수 있다.
이재갑 교수는 “20~30대는 홍역 예방 접종자가 많고 40~60대는 대부분 어렸을 때 홍역에 걸려 면역력을 획득했다”며 “다만, 어렸을 때 감염됐는지 등 면역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30~40대에서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해외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두 달 전 2회 접종을 완료하는 게 좋다. 의료진에 따라선 한 번 접종으로도 효과적이라고 안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예방접종 기록이 없으면서 홍역에 걸린 적 없거나, 홍역 항체가 확인되지 않는 1968년 1월1일 이후 출생자가 대표적으로 면역 근거가 없는 군이다.
백신은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므로 해외여행 및 출장 2개월 전에는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그는 “홍역이 한국에서 대유행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이는 높은 예방접종률 때문으로, 유럽에서 급증한 건 MMR 백신 접종률이 떨어져서다. 가짜 논문 소동 이후 유럽 접종률은 80%대까지 떨어졌다가 이제 90%까지 복귀한 상황이다. 한국도 접종률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위험 상황에 놓일 수 있으므로 지급처럼 접종률을 유지할 수 있게 부모를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