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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폭행하고 치매노인 입에 테이프…요양병원 “최선을 다한 결과”

입력 | 2024-01-23 10:02:00

게티이미지뱅크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이 노인 환자의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가 하면 뇌 질환 환자를 폭행하는 등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병원 측은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KBS에 따르면 인천의 한 요양병원 간병인 A 씨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10대 뇌질환 환자의 머리를 폭행하는 등 학대했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A 씨는 지능이 3~4살 수준에 불과한 19살 뇌질환 환자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폭행했다. 이어 화장실에서 옷도 채 입지 않은 환자를 강제로 밖으로 끌어냈다. 주저앉은 환자의 다리를 꺾어 올린 채 질질 끌고 다녔고 침대에서 환자의 손과 발을 결박하기도 했다.

병원 직원은 “피해 환자 지능이 3~4살 수준으로 자기 방어가 전혀 되지 않는다. 영상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러한 사실을 보고받은 뒤 환자와 간병인을 분리하지 않았고, 보호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가 다친 곳이 없었고,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이 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병원 관계자는 “CCTV를 보니 (간병인이) 자기로서는 어떻게든지 이걸 말리려고 열심히 했고, 그 사람 아니면 (그 환자) 맡아줄 사람도 없다”고 KBS에 말했다.

아울러 해당 영상과 관련해 “환자의 예측 불가한 행동을 고려했을 때, 행위는 거칠게 보이더라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했다.

간병인이 소속된 협회는 환자와 간병인은 분리된 줄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간병인 B 씨는 80대 치매 환자의 입에 박스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병원 직원은 “전혀 거동을 못 하시는 분”이라며 “사람을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병원 측은 “환자가 변을 입에 넣으려고 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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