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실적 발표한 LG엔솔은 '어닝쇼크' SK온, 흑전 실패 등 배터리 한파 이어져 수요 감소에 메탈가 하락으로 '이중고' 올해는 기술 개발로 돌파구 마련 기대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계에 한파가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잇따를 예정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배터리 업체들이 일제히 실적 발표에 나선다.
국내 1위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4분기 영업이익이 338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53.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다.
삼성SDI도 이달 30일 실적 발표를 하는데 예상보다 실적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정도 줄어들 조짐이다. 단 삼성SDI의 경우 다른 업체와 달리 AMPC 수혜는 크지 않을 조짐이어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는 매출에서 시장 수요에 덜 민감한 프리미엄 차종 비중이 그만큼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온은 내달 6일 모회사 SK이노베이션 공시를 통해 실적이 드러난다.
SK온은 당초 지난해 흑자 전환이 목표였지만 사실상 힘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선 SK온이 지난해 AMPC로 2300억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았지만 3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올릴 것으로 본다. SK온은 당초 지난해 흑자 전환을 자신했지만, 전방 수요 감소에 발목을 잡히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업계에선 배터리 업계의 지난해 실적 부진이 전기차 시장 둔화로 인한 전반적인 배터리 수요 감소가 원인이라고 본다. 특히 수익성 감소로 주요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OEM)들이 재고를 보수적으로 운영한 것이 실적 타격에 영향을 줬다.
여기에 대부분 계약이 메탈가를 판가에 연동하는 구조인데, 리튬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전분기 대비 하락하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외에도 OEM들의 생산 물량 조정으로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는 올해에는 기술력 강화로 실적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주 임직원 대상 사내 인터뷰에서 “전기차 시장 둔화는 수요 하락이 아닌 ‘일시적인 딜레이’며 이 시기를 오히려 질적 성장을 위한 실행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이후 명확한 가시성을 갖춰 우리 사업에 실질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준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