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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장비도 갉아먹어”…우크라-러軍 괴롭히는 쥐떼들 (영상)

입력 | 2024-01-22 14:24:00


(왼쪽부터) 참호 침구를 들추자 도망가는 쥐들과 쥐들이 물어뜯은 신발. 러시아군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대치가 이어지는 최전선에서 쥐 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쥐들은 양쪽 군인들이 구축한 참호와 잠자리를 파고들었다.

21일(현지시간) CNN은 최근 최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러시아 군인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쥐 떼 관련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텔레그램과 틱톡에 공유한 영상을 보면 쥐들은 침대, 배낭, 군복 주머니, 베개 안으로 파고들었다. 심지어 박격포나 소구경 화기 보관 상자에서 쥐가 튀어나와 운용자가 경악을 하기도 했다.

매체는 ‘카라’라는 우크라이나 여군과 인터뷰 진행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 남동부 격전지인 ‘자포리자’ 지역에 배치돼 러시아군은 물론이고 쥐 떼와 전쟁을 벌였다고 전했다.

카라는 “잠자리에 들면 쥐가 옷 속으로 들어가거나 손가락 끝을 씹고, 손을 물어 뜯는 것으로 밤이 시작된다”며 “운이 좋으면 2~3시간 정도 잘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군인 4명이 머무는 막사에 최소 1000마리의 쥐가 있었다”고 말했다.

카라는 쥐덫을 놓고 고양이를 키우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고양이가 쥐를 잡아줬지만 나중에 쥐가 너무 많아지니까 고양이도 포기했다”고 했다.

참호 침구를 들추자 도망가는 쥐떼. 러시아군 텔레그램 캡처


이외에도 쥐들이 군사장비를 손상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카라는 “쥐가 라디오, 중계기, 전선을 씹어 통신을 방해했다”며 “차량의 전기배선을 갉아먹어 차가 움직이지 못하기도 했고, 탱크 바퀴도 씹어 먹었다”고도 전했다.

매체는 쥐들이 혹독한 겨울환경에서 따뜻한 곳과 먹이를 찾기 위해 참호로 들어와 질병을 퍼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런 쥐들의 활동이 정체된 전선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부는 지난해 12월 최전선들 중 하나인 하르키우 지역 쿠퍈스크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 부대에서 ‘쥐 열병’이 발생했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이 열병은 쥐 배설물을 흡입하거나 음식에 들어간 쥐 배설물을 섭취함으로써 발병할 수 있다. 주된 증상은 발열·발진·저혈압·눈 출혈·구토 등이 있고, 신장에 영향을 미쳐 심한 허리 통증과 소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쥐 열병이 러시아군을 악화시켰다고 보고했다. 다만 보고서에는 우크라이나군의 쥐 떼로 인한 피해 사실은 적혀 있지 않았다.

정체된 전선에서의 쥐 떼는 군인들에게 많은 피해를 줬다. 실제로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진행된 제 1차세계대전에서는 참호를 본격적으로 이용하면서 병사들이 쥐들과 같이 생활하다시피 했다.

제1차세계대전 당시 참호에서 잡은 쥐를 전시한 군인들. @provencompanion X(트위터) 캡처


따뜻한 곳을 찾던 쥐들은 연료가 보급돼 어느 정도 따뜻해진 참호로 기어들어 왔고, 군인들이 먹던 음식을 몰래 훔쳐먹으며 배설물로 바이러스성 질병을 퍼트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1차세계대전 당시 최전선 군인들은 참호에 고양이를 길러 쥐 떼를 쫓아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쥐의 숫자가 많아 고양이가 쥐 떼에게 물려 죽는 경우도 많았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