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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 美에 미사일 첫 반격… 헤즈볼라 “홍해 전쟁터 될 것”

입력 | 2024-01-16 03:00:00

美英 연합군 공습 사흘 만에 응전
美, 전투기로 요격… 인명 피해 없어
LNG-유조선 등 운송 중단 잇달아



14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후티 반군 전투원들이 무기를 든 채 이동하고 있다. 사나=AP 뉴시스


친(親)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14일 홍해에 있는 미군 구축함을 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군이 요격에 성공했으나, 미영 연합군이 11일 새벽 후티 반군 거점을 공습한 뒤 첫 반격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공개한 성명에서 “14일 오후 4시 45분경 대함 순항 미사일이 예멘 내 후티 반군 지역에서 미 이지스 구축함 라분(USS Laboon)을 향해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은 전투기에 의해 격추돼 (예멘의 서부 도시인) 호데이다 앞 홍해 해변가에 떨어졌다”며 “사상자나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11일 연합군이 반군 거점을 공습한 뒤로 후티가 미군에 직접 무력으로 대응한 건 처음이다. 앞서 12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긴 했으나 예멘 남부 아덴만 인근을 지나는 상선을 목표로 했다.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잇따라 미국의 예멘 공습을 비판하고 나섰다.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최고지도자는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알마나르 방송에 14일 출연해 “미국의 홍해 공격은 바다를 전쟁터로 만들 것”이라며 “홍해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전함이 동원된 전쟁의 무대로 바뀌며 관련 없는 민간 선박들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같은 날 국영 IRNA통신을 통해 “예멘 국민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호전적이고 반인권적인 면모를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아직까지 직접 개입은 자제하는 분위기이지만 홍해 긴장이 조만간 풀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연합군 공습으로) 현재까지 후티 반군 공격력의 약 20∼30%만이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후티 고위 관계자도 “미국 등이 군사 활동을 확대하면, 기지를 공습하고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도 계속 표적으로 삼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긴장이 지속되면서 카타르 국영 에너지회사 카타르에너지는 15일 안보를 이유로 홍해를 통한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을 일시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14일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LNG 유조선 4척이 오만 해안에 멈춰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