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공직유관단체 채용실태 전수조사 및 사규컨설팅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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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민프로축구단 천안시티FC에서 2년 계약직 사무국장으로 일하던 A 씨는 지난해 본인이 채용 계획과 인사위원회 개최, 공고 등 채용 과정 전반에 참여했음에도 퇴직 후 해당 채용에 직접 응시해 정규직 경영지원팀장으로 ‘셀프’ 임용됐다. 단장 B 씨는 지인이 홍보마케팅팀 차장 채용 과정 중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일부 심사위원의 점수를 빼고 다시 계산하게 해 해당 응시자를 최종 합격시켰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공직유관단체 825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454곳에서 이 같은 ‘셀프 채용’ ‘지인 채용’ 등 공정 채용 위반 사례 867건을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채용 비리로 인해 최소 14명이 채용 과정에서 부당하게 탈락하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유관단체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 지원 등을 받는 기관 단체로 공기업과 공공기관, 지방공사·공단 등이 포함된다.
● ‘셀프 채용’ 등 채용비리 68명 수사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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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가 징계 처분을 내린 42건엔 자의적으로 서류·면접심사가 진행된 사례, 채용 주요 사항을 누락해 공고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C 연구원의 채용부서장은 단독으로 서류전형을 실시해 학사 이상 학력이라는 최소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응시자를 서류전형에서 합격시킨 후 최종 임용했다. C 연구원 사례를 포함해 서류·면접 단계에서 자격 미달자를 합격시키거나 특정인에게 임의로 가점을 준 사례는 12건이었다. D 진흥원은 채용 규정상 ‘퇴직 후 3년 미만인 공무원 등 공공기관 근무 경력자’는 응시 자격이 없는데도 채용 공고상 이를 안내하지 않아 3년 미만 공무원 경력자가 응시해 최종 합격했다.
심사위원 구성 및 운영이 부적절한 사례도 있었다. E 개발원의 계약직 채용에서 한 심사위원은 응시자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음에도 회피하지 않고 심사에 참여했다. F 진흥원은 재단 전문위원이 재단 직원 채용에 응시하고 접수기한이 지난 후 추가 자료를 제출하려 했지만 채용 부서가 거부하자, 사무처장 직무대리가 채용팀에 추가 접수를 하도록 부당 지시를 하기도 했다.
● ‘차별 소지 있는 질문 금지’ 사규 개선 권고
권익위는 채용 관련 사규 컨설팅도 실시해 공직유관단체 331곳에 8130개의 사규를 개선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개선 권고 항목은 △국가유공자법에 따른 취업 지원 대상자 가점 및 동점자 우대 준수 △차별 소지가 있는 질문 금지 등 면접위원 사전교육 관리 강화 △퇴직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위촉 금지 등 위촉 요건 명시 등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기관들의 채용 관련 규정이 제대로 마련돼있지 않아 채용비리가 발생해도 규정을 위반했다는 문제의식이 적고 담당자가 처벌을 피해갈 가능성도 있다”며 사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