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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제품 한자리에…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 제시

입력 | 2023-11-27 03:00:00

한국디자인진흥원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린 ‘디자인코리아 2023’
올해 21주년… 500개 기업 참가-우수디자인 전시



올해 21주년을 맞이한 국내 최대의 디자인 행사인 ‘디자인코리아2023’이 지난 11월 1일부터 5일까지 코엑스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을 주제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 디자인 전시회인 ‘디자인코리아 2023’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5일간의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디자인코리아는 2003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한 행사다. 한국의 디자인 발전과 인력 양성을 통해 K-디자인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국내 디자인 행사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행사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 점, 선, 원’을 주제로 생활 속의 디자인, 디자인 기술, 트렌드 등 디자인 산업의 미래를 보여줬다.

‘주제전시관’은 디자인의 기본 요소인 점, 선, 원을 활용해 구성했다. 도입부(Dot존)에서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디자인을 선보이고, 전개부(Line존)에서 사회문제 해결까지 노력하는 디자인의 진보를 발견하며, 발전부(Circle존)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을 통해 업계의 노력을 보여줬다.

주제전시관 이외에도 500여 개 디자인 기업이 참여하는 ‘기업관’에서는 디자인 전문 기업의 제품과 정부 인증 우수디자인(GD) 수상 작품 80여 점이 전시됐다.

다른 전시관인 ‘정부지원성과관’에서는 정부의 디자인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디자인 지원 성과 사례를 소개했다.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사업 성과관에는 ‘디자이노베이션: 디자인 중심의 혁신’을 주제로 △디자인주도 제조혁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제조기업 제품 14점 △제조혁신 기술 및 적용 사례 △친환경 소재·제품 80여 개 등 디자인 중심 제조혁신과 관련한 제품 및 소재가 전시됐다. 디자인 혁신기업 육성사업 성과관에는 ‘디자인으로 만드는 기업혁신’을 주제로 2021년부터 올해까지 선정된 디자인 혁신 유망 기업의 대표 제품이 전시됐다. 서비스디자인 성과관에는 산업 안전, 사회적약자 친화, 자원순환, 생활안전 등 일상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문제를 서비스 디자인을 통해 해결한 사례가 전시됐다.

잡페어관에서는 디자인 대학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 유망한 신진 디자이너의 작품을 전시하고 취업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디자인 관련 취업 지망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 부대 행사로 진행된 디자인 관련 각종 시상식에서는 우수한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성과를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먼저 ‘대한민국디자인대상’에서는 최고상인 은탑산업훈장에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대한민국 정부 상징 등을 디자인한 디파크브랜딩 김현 고문이 수상했다.

산업포장에는 구글 OS 탑재를 시도했던 갤럭시i7500과 스마트워치 Gear S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삼성전자 김진수 부센터장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산업포장 두 번째는 국내 출판계에 북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3000여 권 이상의 책을 디자인한 정병규디자인 정병규 대표가 수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지난 25년 동안 매년 디자인 산업 발전에 공로가 있는 개인 수상자 및 디자인 경영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기업·단체에 표창하고 있다.

이 밖에 대통령표창은 홍익대 김주연 교수, LG전자 김선규 전문위원, 대전디자인진흥원 윤병문 전 원장이 공로부문에서 수상했고 기업부문에서는 LG생활건강과 투앤티플러스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또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에서 대통령상은 부모와 아이가 마주 보는 형태의 모듈형 베이비 시트 작품(아워아워)으로 지체장애 부모와 일반인 부모 모두 사용 가능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출품한 국민대 김윤호 외 4명의 대학생팀이 수상했다.

국가 디자인의 경쟁력을 높여온 ‘우수디자인(GD)’ 상품 선정 및 시상식도 열렸다. 올해 1176개 상품이 출품돼 427점이 우수 디자인 상품으로 선정되고 이 중 80점이 수상작(대상 1점, 금상 2점, 은상 25점, 동상 52점)으로 선정됐다. 대상은 LG전자의 ‘휘센 오브제컬렉션 아트쿨’, 금상은 하이프네이트㈜의 ‘여행용 충전 어댑터 UC01’과 기아의 ‘EV9 인포테인먼트 시스템-Ki’가 각각 수상했다.

행사 2일 차인 2일에 진행된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국내외 정상급 디자인 전문가를 초청해 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세계디자인기구 토마스 가비 회장, IDEO 알렉스 갈라펜트 시니어 디렉터, 다쏘시스템의 앤 아센시오 부사장, BMW 디자인웍스 마티나 스타크 디렉터, BAT그룹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 김강민 전무, 수퍼빈 김정빈 대표, 현대자동차 디자인연구소 사이먼 로스비 상무 등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개막식인 1일에는 김건희 여사가 참석해 차세대 디자이너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축사를 통해 “미래는 예술과 디자인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술과 디자인은 종교와 이념을 초월해 인간의 꿈을 하나로 모으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윤상흠 원장은 “이번 디자인코리아는 21주년을 맞이하는 국내 대표 디자인 행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K-디자인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며 “최신 디자인 트렌드인 기술 융합과 인간 중심의 디자인, 친환경의 개념이 총망라돼 디자인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준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K-디자인 위상 높일 디자이너 육성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인터뷰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디자인의 역할과 미래 가치는 무엇인가?

“디자인의 정의는 시대와 함께 변화하며 그 역할과 가치가 꾸준히 확대돼 왔다. 디자인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인간 중심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창의적 도구로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산업 현장, 국가 경제와 지구환경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사는 사회와 세상을 더 나은 길로 이끌고 있다.”



―디자인코리아 2023의 의미와 성과는 무엇인가?

“이번 디자인코리아는 21주년을 맞이하는 국내 대표 디자인 행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K-디자인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 500여 개 기업에서 2000여 개의 우수 상품을 선보였으며 최신 디자인 트렌드인 기술 융합과 인간 중심의 디자인, 친환경 개념이 총망라돼 디자인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준 현장이었다. 특히 디자인 기업과 바이어의 1대1 매칭을 지원하는 행사를 통해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크고 작은 성과를 거뒀고 유망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통해서 디자인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산업 현장에서의 디자인 활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산업안전의 선구자로 불리는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7만5000여 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1대 29대 300’ 법칙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는 1번의 대형 사고 이전에 같은 원인의 작은 재해가 29번, 더 이전에는 동일한 원인으로 인한 사소한 증상이 300번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사소한 문제가 발견됐을 때 원인을 분석하고 상황을 개선하면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런 의미에서 서비스 디자인을 통해 안전한 산업단지 제조 환경을 구축하는 일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안전 디자인 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 산업 기반 시설의 안전관리와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올해 3년 차에 접어들었으며 지금까지 8개 기업을 선정해 지원한 결과 단 한 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앞으로도 산업단지 혁신을 위해 산업안전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설 계획이다.”



―K-디자인의 중심에는 우수 디자이너가 있는데 이들을 위한 진흥원의 역할과 지원책은?

“최근 들어 디자인은 미적 개념뿐만 아니라 우리 앞에 놓인 사회현상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광의의 개념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첨예한 분석과 해결 방안을 찾아야 비로소 우수한 디자인이 탄생되는데 이는 바로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디자인대상과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를 통해 수많은 우수 디자이너가 배출됐으며 이들은 국내외 디자인 관련 기업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디자인코리아에서도 초·중·고 예비 디자이너의 활약상이 소개돼 주목을 받았다. 앞으로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참신하고 혁신적인 작품으로 K-디자인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유망 디자이너 육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