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내한한 베를린필…11~12일 공연 조성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협연
“베를린 필하모닉은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특별한 사운드를 갖고 있는 오케스트라잖아요. 많은 연주자가 베를린필과 협연하는 게 꿈이죠.”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6년 만에 내한한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하는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상임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가 이끌고 온 베를린필은 오는 11일과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조성진은 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를린필과 협연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가 베를린에 살고 있는 점”이라며 “또 음악가 친구가 많아서 할 때마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당시 설레고 긴장했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까지) 세 개의 다른 협주곡으로 베를린필과 협연했는데, 다시 할 수 있어 감사하고 기대돼요.”
조성진은 12일 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그가 직접 베를린필에 제안한 곡이다. 이미 베를린에서 리허설도 진행했다.
그는 “작년 여름 정도에 결정이 됐다. 오케스트라 측에서 고전 레퍼토리를 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제가 좋아하는 이 곡을 제안했는데 수락해 줬다. 한국에서 마지막 공연이 2019년으로 꽤 오래돼서 이 곡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성진은 내년에 베를린필의 상주음악가로 활동하게 된다. 아시아인으로는 일본 피아니스트 미츠코 우치다에 이어 두 번째다.
안드레아 쥐츠만 베를린필 대표는 “사실 유럽에는 아직 밝히지 않은 비밀”이라고 웃으며 “조성진은 매우 직관적인 음악가라고 생각한다. 저희와 특별한 관계를 가진 피아니스트”라고 밝혔다.
2019년부터 열두번째 상임 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페트렌코가 베를린필과 함께 내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아름다운 한국에서 한국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 매우 기대된다. 이틀간 아주 흥미진진한 서울의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첫날엔 모차르트 교향곡 29번과 베르크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 개의 작품,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이튿날엔 조성진과의 협연은 물론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를 연주한다. 그는 “카라얀을 비롯해 베를린필을 거쳐 간 지휘자들이 이 곡들을 통해 베를린필의 사운드를 완성했기에 선택했다”고 전했다.
페트렌코는 아시아 투어로 베를린필과의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알렸다. 그는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후 곧바로 코로나19가 닥치며 수많은 공연의 취소를 겪어야 했다.
“지금부터 베를린필과 진정한 여행을 시작한다는 기분이에요. 취임 직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오랫동안 연주를 많이 못했어요.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해 아시아 투어를 하게 됐는데, 앞으로 있을 긴 성공적인 여정의 시작이죠.”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