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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 8회 역전 투런… LG, 21년만에 KS 승리

입력 | 2023-11-09 03:00:00

KT와 2차전 5-4 승리… 1승 1패
선발 최원태 1/3이닝 4실점 강판… 구원투수 7명 총동원해 추격전
오지환 솔로포-김현수 적시타 반격… 2안타 2타점 박동원 2차전 MVP



포효하는 박동원 LG 포수 박동원이 8일 KT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8회말 1사 2루에서 5-4를 만드는 역전 2점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포효하고 있다. 전날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박동원은 이날 역전 결승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뉴시스


한국시리즈(KS) 1승을 더하기까지 정확히 21년이 걸렸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1위 LG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2위 KT에 5-4 역전승을 거뒀다. 3-4로 끌려가던 8회말 안방 마님 박동원이 역전 2점 홈런을 쏘아올려 경기를 뒤집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LG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이뤘다.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둔 건 2002년 11월 8일 역시 잠실에서 열린 그해 5차전 이후 꼭 21년(7670일) 만이다. LG는 당시에도 1회초부터 삼성에 2점을 내주고 경기를 시작했지만 결국 8-7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틀 뒤 대구에서 열린 6차전에서 삼성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면서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패한 뒤 20년간 한국시리즈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1회초부터 4점을 내준 LG는 KT 선발투수 쿠에바스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면서 5회말까지 1-4로 끌려갔다. 6회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LG 주장 오지환이 쿠에바스의 초구 컷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기록하며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7회말에는 2사 후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데 이어 김현수가 바뀐 투수 박영현을 상대로 우측 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치면서 3-4까지 따라붙었다. 후속 타자 오스틴이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동점을 만들진 못했지만 유광점퍼를 입은 LG 팬들 사이에서 역전의 희망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기세를 탄 LG는 8회말 끝내 승부를 뒤집었다. 직전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오지환이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내며 판을 깔았다. 문보경이 희생번트로 오지환을 2루로 보낸 뒤 7번 타자 박동원이 박영현의 초구 체인지업을 받아쳐 비거리 122.3m(트랙맨데이터 기준)짜리 2점 홈런을 날렸다.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박동원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LG 벤치의 마운드 운용도 빛났다. LG 선발투수 최원태는 경기 시작부터 제구력 난조로 애를 먹었다. 다섯 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잡은 채 안타, 볼넷을 2개씩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후속 투수 이정용이 승계 주자를 홈으로 보내면서 최원태는 3분의 1이닝 동안 4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LG 벤치는 필승조 정우영을 3회초, 김진성을 4회초에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져 추가 실점 없이 버텨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1차전 때 패전투수가 됐던 마무리 투수 고우석도 이날 9회초 등판해 KT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LG 구원진 7명은 총 8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오늘의 1승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것”이라며 “KS 경험이 없는 젊은 투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준 덕에 남은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여러 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날도 잠실에는 2만3750명의 만원 관중이 모여 이틀 연속 매진 기록을 이어갔다. 3차전은 10일 오후 6시 30분 KT 안방 수원에서 열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