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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견종협회에 등록된 韓 진돗개…뒤엔 이건희의 노력

입력 | 2023-09-20 16:59:00


국내 토종견인 진돗개의 보존과 품종 등록에서 삼성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20일 삼성에 따르면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2005년 한국 천연기념물인 진돗개를 세계 3대 견종협회 중 하나인 영국 견종협회 켄넬클럽에 정식 품종으로 등록하는 데 기여했다.

이 선대회장은 세계 각국의 품종견들을 기른 경험에 비춰 국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의 충성심에 특히 주목했다고 한다. 당시 진돗개는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우수성이 세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것도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이 선대회장은 1960년대 말경 진도를 찾아 거의 멸종 단계였던 진돗개 30마리를 직접 구입해 보존 작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선대회장은 자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진도에 가서 사흘을 머물며 장터에도 가고 또 순종이 있다는 이 집 저 집을 찾아 30마리를 사 왔다. 그리고 사육사와 하루종일 같이 연구하고, 외국의 전문가를 수소문해서 조언을 받아가며 순종을 만들어내려고 애썼다”고 회상했다. 이후 10여 년의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들어냈고 진돗개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이 선대회장은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대회’에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직접 데려가 선보였다. 이를 계기로 진돗개는 1982년 ‘세계견종협회’에 원산지를 등록할 수 있었다. 이는 결국 세계 최고 권위의 애견 협회인 영국 견종협회 켄넬클럽 등록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1993년부터 영국 왕실이 후원하는 세계적 애견대회인 크러프츠 도그쇼를 후원하기도 했다. 2013년 이 대회에는 진돗개 ‘체스니’가 최초로 출전해 입상하기도 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