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20년 만의 강진” 모로코 세계문화유산 피해도 심각

입력 | 2023-09-10 08:20:00


AI Aoula TV 유튜브 갈무리

AI Aoula TV 유튜브 화면 캡처

AI Aoula TV 유튜브 화면 캡처

모로코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000명을 넘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 서남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최소 2021명이 사망하고 205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모로코 내무부가 발표했다고 모로코 국영방송 2M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모로코 국방부에 따르면 이 중 1404명은 위독한 상태다.

모로코 현지 시간으로 지난 8일 밤 11시 11분경 북아프리카 모로코 마레카시 남서쪽 약 72km 지점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일어났다. 진앙은 북위 31.11도, 서경 8.44도, 진앙의 깊이는 18.5km로 측정됐다. 아울러 지진 발생 19분 만에 규모 4.9의 여진도 일어났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120여 년 만에 모로코를 강타한 최고 규모다. 모로코 국립 지구물리학 연구소 소장은 이번 지진이 100년 만의 최악의 지진이라고 평가했다.

모로코의 수도인 라바트와 주요 상업도시로 알려진 카사블랑카 등 모로코 도시 곳곳에서 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파괴됐다. 특히 지앙지 근처인 아틀란스산맥 고지대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알려진 도시 마라케시의 일부 건물은 크게 붕괴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메디나의 일부 지역에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마라케시의 상징인 쿠투비아 모스크의 청탑도 일부 파손됐다. 제마 엘 프나 모스크도 부분적으로 붕괴됐다.

[마라케시=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모로코에서 발생한 규모 6.8 강진으로 역사 도시 마라케시 구도심 메디나의 무너진 건물 옆을 한 남자가 걷고 있다. 2023.09.09.

[라바트=AP/뉴시스]8일(현지 시간)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사람들이 대피하고 거리에서 휴대전화로 뉴스를 확인하고 있다. 8일 밤 모로코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주요 도시의 건물들이 파손되고 당황한 사람들이 수도 라바트에서 관광지 마라케시까지 거리와 골목길로 쏟아져 나왔다. 2023.09.09.

이에 모로코 당국은 3일 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또한 무함마드 6세 모로코 국왕은 군에 특수 수색구조대와 병원 인력을 동원할 것을 군에 명령했다. 다만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대부분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산간 마을로 알려졌다. 또 산사태로 인해 일부 도로가 막히면서 수색과 구조가 늦어지고 있다.

모로코 강진과 관련해 세계 각국 정상들도 애도와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깊은 슬픔을 느낀다.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이번 끔찍한 고난으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과 함께한다”며 “미국 행정부가 모로코 당국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고 백악관이 성명을 통해 전했다. 이어 “미국은 모로코와 내 친구 모하마드 6세 모로코 국왕의 편에 서 있다”며 “미국은 모로코 국민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모하메드 6세 국왕에게 이번 지진에 대한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부상자의 쾌유를 기원하는 한편 “어려운 시기 우리의 모든 자원으로 모로코의 형제자매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모로코와 국교를 단절한 알제리도 외교부 성명을 통해 “지진 피해자들에 대해 형제와 같은 모로코 국민에게 진심으로 조의를 표한다”며 “그동안 모로코에 대해 폐쇄했던 자국 영공을 개방해 인도적 지원과 의료 목적의 비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