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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에 장갑차 뚫는 ‘열화우라늄탄’ 제공한다

입력 | 2023-09-08 03:00:00

블링컨 “10억달러 이상 추가 지원”
이르면 연내 전달, 게임체인저 기대
방사성 물질 사용 ‘더티 봄’ 논란도



美-우크라 외교 ‘맥도널드 회동’ 6일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수도 키이우의 햄버거 체인점 맥도널드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감자튀김을 먹으며 대화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올 7월 러시아의 거센 반발에도 우크라이나에 대량 살상무기 ‘집속탄’을 지원한 미국이 이번에는 ‘더티 봄’(방사성물질을 이용한 더러운 폭탄)으로 불리는 열화우라늄탄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우라늄 핵연료 추출 과정에서 생긴 열화우라늄을 사용한 무기로 전차, 장갑차 등의 두꺼운 철판을 뚫을 수 있는 파괴력을 지녔다. 동시에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방사성 먼지 등을 발생시켜 논란을 낳고 있다.

미국 유타주 공군 예비군 기지에서 공개한 폐기 처리된 열화우라늄탄. 미 공군 예비군 제공 

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성공적인 반격, 장기적인 억지력, 전후(戰後) 재건 등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이상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원에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처음으로 120mm 열화우라늄탄까지 포함된다는 뜻을 밝혔다. 이 포탄은 미국산 에이브럼스 탱크에 장착된 후 우크라이나에 인도된다.

열화우라늄탄은 특히 먼 거리에서도 적의 장갑차와 전차를 공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포격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AFP통신 등은 열화우라늄탄이 빠르면 올해 안에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러시아가 주요 격전지에 지뢰를 대거 매립하는 바람에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미국이 지뢰 제거에 대한 지원도 포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두 장관은 이날 키이우에 있는 미 대표 패스트푸드 ‘맥도널드’의 매장을 찾아 함께 감자튀김을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맥도널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모스크바 매장 등을 폐쇄하고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로 인한 대비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의 지지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반격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며 “매우 고무적”이라고 치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힘든 겨울을 앞두고 있지만 (미국을 포함한) 우리의 동맹과 함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러시아는 블링컨 장관이 키이우를 방문한 날 우크라이나 동부의 격전지 도네츠크주 코스탼티니우카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7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을 입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이 최근 몇 개월간 가한 공격 중 가장 치명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