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씨의 빈소 2023.08.20 뉴스1
광고 로드중
“교직원 연수를 준비한다면서 방학인데도 매일 같이 학교에 나갔어요. 그날도 공원을 지나 학교로 가는 길이었는데….”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 등산로에서 폭행당해 숨진 초등학교 교사 A 씨(34)의 대학 동창 B 씨(35)는 20일 서울 구로구 고려대구로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방학에도 가족이 있는 부산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남아 일을 하다 피해를 입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A 씨는 17일 오전 공원을 지나다 성폭행을 하려던 최모 씨(30·수감 중)에 의해 너클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으며, 의식이 없는 상태로 옮겨진 지 이틀 만인 19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A 씨와 최 씨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이였다. A 씨가 근무하는 학교는 사건 발생 장소에서 약 1km 떨어져 있다. A 씨는 이날 오후 예정된 연수를 위해 출근하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광고 로드중
지인들은 A 씨가 “책임감 강하고 성실한 교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A 씨의 대학 동기 C 씨는 “평생 남한테 싫은 소리 한 번 못하고 궂은일을 혼자 도맡아 하던 착실한 친구였다”며 연신 눈물을 쏟았다. 다른 대학 동기는 “방학 중 연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은 누구나 꺼리는데, 본인이 책임감에 맡아서 한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 씨가 가르쳤던 학생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일부 학생은 조문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날 빈소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또 경찰은 19일 최 씨를 구속하고 살해 의도가 있었는지 등 고의성 입증에 수사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이르면 이번 주 중 최 씨에 대한 피의자 신상 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얼굴 사진 등 신상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광고 로드중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