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이틀 째인 3일 천안함의 정식 함명인 ‘PCC-772’ 문구가 적힌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한 채 경남 진해 해군기지를 방문해 기지내 군항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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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 휴가를 떠났지만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휴가 닷새 중 사흘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 새만금 잼버리 대회 부실 운영,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등 현안을 직접 챙기며 ‘바쁜 휴가’를 보내고 있다.
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5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캠핑장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유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개최된 이후 공개 지시를 내린 것은 현재까지 세 차례다. 윤 대통령은 휴가 첫날인 2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한 후 관계기관에 “시설 및 안전 대책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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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 잼버리를 조기 철수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6일 오전 서울 용산의 한 호텔 로비에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은 이날 특별한 일정 없이 문화 활동 등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2023.8.6. 뉴스1
윤 대통령은 2일 참모들과 ‘아파트 무량판 부실시공’ 문제를 유선 논의하고, 4일에는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4박5일 간의 휴가 중 사흘을 긴급 현안 지시에 할애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휴가 때마다 대형 사건들이 돌출하면서, 여권에서는 역대 대통령들도 피하지 못했던 ‘휴가 징크스’가 재현됐다는 말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서초동 사옥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논란과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업체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진 바 있다.
역대 대통령들도 ‘온전한 휴가’를 보내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였던 2017년 휴가 직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군 휴양시설에서 일정을 보냈다. 2019년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배제, 러시아의 독도 영공 침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휴가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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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대통령은 휴가 중 경남 거제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는 등 민간 소비 진작에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시장에서 전어·농어·도다리 등 횟감 수산물을 주로 구매했는데, 이는 이른바 ‘오염수 괴담’으로 위축된 수산물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저녁 구자은 LS그룹 회장을 비롯한 새만금 투자 기업과 전북지역 기업인들을 함께한 만찬에서 이번 여름휴가 계획을 묻는 한 기업인의 질문에 “이번 휴가 때는 내수 진작에 중점을 두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