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도 조직적 전세사기 범행이 드러나고 있다.
31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진행된 범정부 전세사기 특별단속 결과 대전지역에선 전세 사기로 98명이 검거되고 16명이 구속됐다. 현재 50건(122명)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집계된 피해자만 696명에 달한다.
●여전히 진행 중인 전세사기
특별단속 이후에도 대전에선 전세 사기가 끈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앞서 27일에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연루되는 등 별건의 전세사기 5건이 잇따라 발생해 다가구주택 건축주와 집주인 등 10여 명이 검찰로 넘겨지기도 했다. 이 중 한 건물주는 전직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선수인 A 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송치된 5건의 피해자만 50여 명, 피해 금액은 최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광고 로드중
이밖에 대전 중구 대사동에서도 다세대 주택 건물주였던 D 씨(60)가 전세금 약 5억 5000만원을 가로 채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극단적 선택까지
이 가운데 전세사기 사건의 피해자 한 명이 극단적 선택까지 한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대전 중구 선화동에 거주하는 서모 씨(50)는 지난달 30일 대전 동구 한 길가에 주차된 자신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 씨는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가 담긴 예약 문자를 발송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서 씨의 마지막 메시지. 유족 제공
서 씨의 마지막 메시지. 유족 제공
유족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 씨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근무를 하다 코로나 사태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일용직으로 생활을 유지해 왔다”며 “그러다 생활이 어려워져 전세금을 빼 작은집으로 이사를 가려고 했지만, 전세사기인 것을 알고 이런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사과나 보상 등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이 많이 알려지면서 다시는 이런 피해자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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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들, 대책위 출범
대전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31일 대전시청 앞에서 정부와 대전시 등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정창식 대책위 위원장은 “대전지역 모든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표해 시와 각 자치구, 정부 기관에 전세 피해 실태를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해 나가겠다”면서 “특히 정부 기관 등에 목소리를 내 전세사기 실태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