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당시 중국 외교부장.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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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13~1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국 ‘외교 사령탑’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을 대면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이 향후 한중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측에선 당초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왕 위원으로 바뀌었다. 친 부장의 ‘건강상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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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과 왕 위원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만날 경우 작년 8월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회담 이후 약 1년 만이 된다. 왕 위원은 1년 전 당시 중국 외교부장이었다.
이후 왕 위원은 작년 말 우리나라를 답방해 박 장관과의 두 번째 한중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하려 했지만,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외교부장 교체 인사 등이 이어지면서 결국 무산됐다.
왕 위원은 과거 외교부장 시절부터 ‘거친 언사’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도 많지만 최근엔 한중 및 한중일 관계와 관련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올해 한중관계는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갈등에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올 4월 미국 국빈 방문 계기 외신 인터뷰 중 대만 관련 발언 논란, 그리고 최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논란에 이르기까지 갈등 요소가 계속 누적돼왔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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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도 4일 베이징을 방문,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과 양국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하며 올해 첫 한중 고위급 대화의 물꼬를 텄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왕 위원이 앞서 칭다오까지 와서 (우리나라 등에 대한) 우호적 메시지를 냈다는 건 의미가 있다”며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한중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면 대한 ‘적극 외교’를 펼치겠단 의지로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방중을 계기로 미중 간 긴장과 대립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을 들어 한중관계에도 변화가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중국 측은 싱 대사 논란 당시 우리 정부가 요구한 ‘적절한 조치’에 아직 답변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박 장관과 왕 위원 간 ‘회담’ 개최 여부의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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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