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구치소 탈옥 계획 세웠다 발각 김봉현 측 “정신 홀려 돈 주게 돼” “탈옥 계획·실행할 생각 없었다” “경위 불문하고 죄송…불이익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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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탈옥 계획을 세웠다가 덜미를 잡힌 것으로 알려진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김봉현(49)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측이 항소심 재판에서 조직폭력배의 꾐에 넘어간 것이라며 탈옥을 계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1일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의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회장 측은 “(1심에서) 30년을 선고받은 이후 종신형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김 전 회장이) 극단적인 생각을 하며 나날이 보내왔다”며 “일종의 정신병동 같은 곳에 있다가 그 곳에서 폭력조직원을 알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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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피고인은 탈옥을 계획한 게 아니며 실행할 생각도 없었는데 폭력조직원이 피고인을 꾀어 돈만 편취하는 등 사기행각에 놀아난 것”이라며 “사건 경위를 불문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일로 인해 재판에 안 좋은 결과가 없길 희망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양형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소심) 종결 전 이번 사건에 대해 소명할 수 있는 상황 등이 있으면 제출해달라고 검찰과 변호인 측에 요청했다.
이날도 구치소 직원과 사복경찰 수십 명이 법정 곳곳에 배치돼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재판부는 법정 내 폐쇄회로(CC)TV 및 보안을 위한 캠코더 작동과 함께 방청객들의 소지품 검문 등도 허가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월 버스업체 수원여객, 스타모빌리티 등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 받고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뒤 친누나 김모(51)씨 등을 통해 탈옥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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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에는 검찰청 출정 조사 때 차량 등 동선, 식사 시간 및 배치된 교도관 숫자, 흡연 장소,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 등을 망라한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구치감 비밀번호를 알아내 적어두거나, 주요 출입문의 이용 가능 시간까지 표시하는 등 구치소 내 세부적인 정보도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호송 차량 내부 조감도를 그리고 교도관 등 호송 직원들의 탑승 위치까지 표시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앉는 위치에는 ‘구출자’라고 적어놨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의 탈옥 계획을 인지한 검찰은 즉각 서울남부구치소에 이를 알렸고 구치소 밖으로 나가서 받아야 하는 조사들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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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구치소 측은 지난 7일 오전 징벌위원회를 열고 형의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김 전 회장에 대해 ‘금치 30일’의 징벌 조치를 내렸다.
금치는 법률상 가장 중한 징벌 조치로, 징벌 거실에 수용되며 접견·전화·공동 행사 참가 등 각종 처우도 제한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