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미래다] 영인기술㈜
영인기술㈜는 전기 ENG 전문 기업으로 발전, 송전, 변전, 플랜트 엔지니어링, 설계, 감리, IT와 계통 보호 제어 분야의 토털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영인기술 나주공장 전경. 영인기술 제공
글로벌 K전기 수출의 산 역사
영인기술㈜는 전기 ENG 전문 기업으로 발전, 송전, 변전, 플랜트 엔지니어링, 설계, 감리, IT와 계통 보호 제어 분야의 토털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영인기술 나주공장 패널. 영인기술 제공
영인기술은 사업 초기부터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된 입지를 빠르게 확보했지만 기존 성과에 안주하기보다는 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 회장은 한국의 전기 전력 설비를 수출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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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곤 66kV GIS변전소 전경.
영인기술은 2014년 미얀마 양곤에 현지법인을 세우면서 사업 규모를 키웠다. 이후 회사는 미얀마 북부에 230kV 규모로 변전소 3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따냈고,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해당 변전소엔 영인기술만의 품질공법, 기술공법, 경제공법이 적용됐다. 현지에서 유명한 글로벌 기업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얀마 몰민 작업 현장.
김 회장은 해외 사업에 부침이 없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얀마 내전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는 사업 포트폴리오 개발에 적극 나섰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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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업체와도 해상 프로젝트 맞손
CEO 미얀마 현장 활동.
이와 같은 투자가 최근 결실을 맺었다. 영인기술은 노르웨이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가 아시아 최초로 울산 앞바다에서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반딧불이 프로젝트’에서 전기 분야 기술 자문 용역인 ‘오너스 엔지니어링’ 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오너스 엔지니어는 특정 프로젝트 총책임자 역할이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이 오너스 엔지니어로 선정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업무는 사실상 영인기술이 총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 프로젝트가 완수될 수 있도록 국내 관련 법규, 기준 등을 충족할 수 있게 지원하는 업무도 맡는다.
에퀴노르는 연간 매출 2000억 달러(약 260조7600억 원)를 올리는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꼽힌다. 직원 수만 2만2000명에 이른다. 에퀴노르와의 협력 프로젝트는 전 세계 해양풍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저력을 대외적으로 확인받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미얀마 KT(켕통)변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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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회사는 유럽, 미국 등 세계 해상풍력 시장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글로벌 로펌인 KR, 환경 및 토목 분야 전문인 니라스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해상풍력의 전기 분야 엔지니어링을 넘어 사업 전반의 개발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영인기술의 사업 확장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 양극재 1위 기업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배터리 사업의 전기설비 분야에도 참여한다. 에코프로비엠이 추진 중인 7조 원대 생산 시설 증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은 헝가리에 약 1조 원 규모 양극재 공장을 신설하는 프로젝트와 관련돼 있다. 영인기술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말 1차 계약을 확정했다. 올해 초엔 관련 프로젝트 2차 계약까지도 맺었다. 현재 3차 계약을 논의해나가고 있다.
아울러 김 회장을 선봉으로 영인기술 임직원 모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위기를 맞은 유럽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도 적극적으로 모색해나가고 있다. 해상풍력과 공장 신설 등에서 활약한 영인기술의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직원 노하우로 사업 키워… “경영은 사람에 투자하는 것”
김영달 영인기술 회장 인터뷰
한전에서 퇴직한 직원들을 모아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전략을 전개해나가기도 했다. 그 결과, 해상에너지 분야에서도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주해내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성사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회장이 인재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회사는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우선 육아휴직제도를 꾸준히 시행 중이며 집이 필요한 직원들에게 사택을 제공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영인기술은 정년 없이 평생직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 회장은 “나이와 업무의 성과를 연결시키면 안 된다”라며 “전공을 살려 열심히 일한 후 정년퇴직한 사람들은 국가의 보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의 현장 경험 등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야말로 국가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수십 년간 현장을 누비는 전문가로서 김 회장에게 기업 지원에 대한 필요한 정부 정책을 묻자 그는 “코스닥 상장 심사제도 문제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유형 재산뿐만 아니라 무형의 재산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 기술력, 고용 창출,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미비점을 보완해서 향후 제2 도약을 위한 양질의 재원 조달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내년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