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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검찰, 민간인 고문 러 경찰 4명 전범 기소

입력 | 2023-05-31 11:23:00

러 점령지 헤르손 수용소에서
구타·전기충격·물고문·모의총살
200여 민간인 학대 3명 숨져




우크라이나 검찰이 몇 달 동안의 수사 끝에 러시아 국방 경비대원 4명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민간인들을 학대한 전범 혐의로 기소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들이 자신들의 신원을 가리지도 않은 채 학대 행위를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러시아군이 8개월 이상 점령한 지역에서 수용소를 관장한 이들은 민간인 수용자들을 전기 충격, 물 고문, 모의 총살 등으로 고문했으며 그 과정에서 수용자 3명이 숨졌다. 숨진 사람들은 구타를 당한 뒤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돼 숨졌다고 우크라이나 검찰이 밝혔다.

헤르손 지역에 설치된 수용소 11곳에 고문실이 있었으며 이번에 기소된 4명은 헤르손시 중심지 테르말 에네르기 거리에 있는 3번 수용소를 관장했다. 이 수용소에서 17명이 생식기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고문을 받았다.

기소된 사람은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온-돈 출신의 알렉산드르 나우멘코 대령과 크란스노다르 지역 출신 알렉산드르 보차로프, 스타프로폴 출신 안베르 무크시모프, 오렌부르크 지역 출신 알렉산드르 칠렌기로프 등이다.

러시아 국방경비대는 군대 조직이 아니며 내무부 산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직보하는 국내 보안 기구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방경비대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정보, 도청, 증언 등을 내세워 무차별적으로 자백을 이끌어내는 고문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 국기와 상징, 낙서 등을 그리다가 체포된 올렉시 시박(38)은 구타와 생식기 전기 고문을 당했다. 그는 “질문할 때마다 구타하고 전기 충격을 가했다. 전기 고문으로 주저앉으면 걷어차면서 의자에 앉혔다”고 증언했다.

그는 전기 고문이 30초 간격으로 1시간 동안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한번은 고문하던 사람이 얼굴을 가린 털모자를 벗은 채 총을 머리에 대고 자백을 강요한 일도 있다고 했다.

시박과 함께 붙잡힌 이웃 로만 샤포발렌코(38)는 전기 고문, 물고문을 당하고 팔이 부러졌으며 다리를 흉기에 찔리기도 했고 가슴 위에서 뛰기도 했다고 전했다. 고문자가 자신의 눈을 가린 두건을 벗기고 생식기에 전깃줄을 거는 것을 보도록 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귓불 전기 고문이 가장 고통스러웠다면서 “눈에서 불이 번쩍 번쩍 튀어서 며칠 동안 잠을 못잤다”고 했다. 같이 수감된 사람에게 와이파이가 연결돼 눈 앞에서 유투브 동영상과 영화를 본다고 농담했다고도 했다. 그는 수감 동료인 50대의 이호르가 3, 4일 동안 고문을 당한 끝에 숨졌다면서 모두 같은 운명을 맞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세르히 루반(42)은 복도와 수용된 방에서 구타당했으며 붙잡힌 지 6일 만에 갈비뼈 여러 곳이 부러진 채 숨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