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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뜬 3382개의 별… 그 섬에 가고 싶다[황재성의 황금알]

입력 | 2023-04-22 08:00:00

1: ‘K 관광섬’ 프로젝트 올해부터 본격 가동
2: 한국, 세계 4번째 섬 보유국이나 경쟁력 낮아
3: 거문도 등 5곳 선정…100억 원 투입 등 지원
4: 섬마다 차별화된 관광 인프라 콘텐츠 개발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 주말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정부가 국내 섬들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키우는 ‘K 관광섬’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사진은 이번 사업대상지로 선정된 흑산도 전경이다.  신안군 제공

최근 들어 국내 섬 지역이 휴가지로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여행이나 낚시 등과 관련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노출되고, 각종 SNS에서 ‘섬’을 언급하는 건수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지난 2019년 성인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81.1%가 국내 섬에 보통 이상의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섬은 팍팍한 일상에 찌든 현대인에게 안식처이자 휴양지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해양영토 수호 차원에서도 섬은 매우 중요한 국토 자원입니다.

그런데 섬 지역이 최근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가 섬 문제를 다루기 위해 2021년 설립한 한국섬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정기간행물 ‘섬섬-한국의 섬, 세계의 섬’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으로 국내 섬은 모두 3382개입니다. 유인도가 464개이고, 나머지 2918개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입니다. 이는 인도네시아(1만5000여 개), 필리핀(7100여 개), 일본(6800여 개)에 이어 세계 4번째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유인섬이 2009년 492개에서 28개나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현재 주민이 20명 미만인 섬도 130곳이나 됩니다. 주민등록 기준으로 1명이 살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10인 미만 섬의 고령화 비율(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무려 70.6%에 달합니다. 전국 평균(18.0%)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입니다.

정부가 이처럼 방치돼 왔던 섬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균형발전 계획에 섬 관련 사업을 반영하기로 한 게 대표적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2033년까지 3조 원을 들여 부산과 광주, 울산, 전남, 경남 등 남부권을 연결해 남도문화예술, 한국형 웰니스관광, 해양문화 체험이 가능한 K-관광 휴양벨트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이 가운데 5개 섬을 지정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키우는 ‘K 관광섬’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휴양과 체험을 중시하는 여행 추세에 맞춰 저밀도·청정 관광지인 국내 섬들을 관광과 K-컬처를 융합하고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섬 관광자원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겁니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지난 16일 거문도 등 5곳을 선정하고 앞으로 4년 간 100억 원 내외의 사업비와 경영컨설팅 등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정부 계획이 성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세계 4위 섬 보유국인 우리나라가 인도네시아나 일본, 필리핀처럼 섬을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할 여지는 충분해 보입니다. 또 이들 지역에 다양한 인프라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섬의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는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의 K 관광섬 프로젝트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K 관광섬’, 국내 섬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육성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다. ‘K 관광섬’ 프로젝트는 이런 섬 관광자원의 경쟁력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진은 울릉도 성인봉 정상 부근에서 내려다본 나리분지 모습이다. 동아일보 DB 

올해 첫발을 내딛는 ‘K 관광섬’ 프로젝트의 첫 사업지는 ▲거문도(전남 여수시) ▲말도·명도·방축도(전북 군산시) ▲백령도(인천 옹진군) ▲울릉도(경북 울릉군) ▲흑산도(전남 신안군) 등입니다.

이들은 국내 14개 섬들과 경합을 거쳐 선정됐습니다. 관광, 문화·콘텐츠, 건축·디자인, 섬·해양, 생태·환경, 홍보·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섬관광위원회’가 신청 지역들의 가치와 잠재력, 계획의 타당성, 추진체계의 적절성, 기대효과 및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섬들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겠지만 보유한 관광적인 가치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곳들입니다. 예컨대 백령도는 한 번 찾은 해외관광객들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절경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지만, 지구촌은 물론 국내에서도 그 진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독도를 품고 있는 울릉도는 영토 수호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절경의 관광자원으로서 가치가 뛰어납니다. 흑산도는 영화 ‘자산어보’를 계기로 익숙해졌지만 체류형 관광지로서의 인지도는 낮습니다.

문체부는 이번에 선정한 섬들이 세계인의 버킷리스트에 담길만한 매력적인 섬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본계획 수립 준비 단계부터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섬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도 지원할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각 지자체의 사업 기획과 추진 역량을 높이고 조성 완료된 섬들이 지속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또 백령도와 울릉도, 흑산도 등 3개 섬에서는 국토교통부의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1~2025)’에 따른 ‘도서 소형공항 건설사업’과 연계해 협업사업을 추진합니다. 국통부는 도서공항을 조성하고 문체부는 섬 특성을 고려한 관광기반을 확충하는 식입니다. 문체부에 따르면 백령도에는 2029년, 울릉도에는 2025년, 흑산도에는 2027년에 도서공항이 각각 준공됩니다.

두 부처는 또 협력사업으로 교통서비스 통합 플랫폼을 도입하고, 지자체와 함께 공항 개항에 따른 관광객 급증에 대비한 관광 활성화 협력망도 구축할 계획입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올해 10월까지 5개 섬이 소속된 지자체에서 종합계획과 실시계획을 확정하면 구체적인 지원금액 규모를 확정하고, 내년부터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유인섬…차별화된 관광콘텐츠 기대 

‘K 관광섬’ 프로젝트의 첫 대상지로 선정된 5곳은 앞으로 4년 동안 100억 원 내외의 지원을 받아 인프라 개발과 관광콘텐츠 발굴에 나서게 된다. 사진은 거문도 전경이다. 여수시 제공

이번에 선정된 5곳은 모두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유인섬입니다. 또 각자 특이한 입지적인 특성이나 문화역사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하고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 개발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① 거문도…‘Fill in 거문도’
거문도는 전남 여수시 삼산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테니스장, 등대, 초등학교가 있는 서양 문물 수용과 전파의 출발점으로서 근대 역사 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수시는 이런 점들을 적극 활용해거문도에 100억 원을 투자해 세계적인 섬 관광지로 바꾸는 ‘필인(Fill in) 거문도’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주요사업으로는 볼런투어(Voluntour) 프로그램을 추진합니다. 국제 청년 자원봉사 프로그램과 연계한 문화교류활동, 마을일손 돕기 등 2030 세대의 관광트렌드에 대응해 정기적으로 국외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구상입니다.

또 폐교를 활용한 방문객 안내센터 및 거문도 뱃노래 전수관 갤러리 조성 등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관광객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전통문화 체험의 장도 마련합니다.

여수시는 사업자 선정 관련 보도자료에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주제인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와 연계한 지속가능한 관광개발로 거문도를 역사의 관문에서 대한민국 K관광의 관문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② 말도·명도·방축도…‘고군산군도 트래킹 하이’
말도·명도·방축도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위치한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에 소속된 섬들입니다. 고군산군도는 10개의 유인섬과 47개의 무인도로 이뤄진 섬의 군락으로, 이미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인정받고 있는 곳입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3~2024년 한국관광 100선과 CNN이 지목한 아시아의 대표 관광명소 18선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됐습니다.

군산시는 ‘말도-명도-방축도’에 시비 50억 원을 포함해 115억 원을 투입하는 ‘고군산군도 트레킹 하이’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는 2024년 개통 예정인 ‘방축도~광대도~명도~보농도~말도’ 등 5개 섬을 연결하는 총길이 1278m의 해상인도교와 연계해 관광 인프라시설과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구체적으로 캠핑장, 해안 탐방로, 청년예술인 놀이터 등을 조성하고 글로벌 메타버스·노을멍축제·깃발축제 등과 같은 프로그램 운영 등입니다.

군산시는 이를 계기로 그동안 선유도·장자도·무녀도 등 육지 섬 위주로 개발됐던 고군산군도를 특색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콘텐츠를 갖춘 국내 대표 해상여행지로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K 관광섬’  대상지 5곳 가운데 백령도, 울릉도, 흑산도 등 3곳에는 소형 공항도 건설돼 관광객의 접근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백령도에 위치한 두무진 모습이다. 옹진군 제공



③ 백령도…‘서행의 별뜨락 관광 휴양지’
인천시 옹진군에 소속한 백령도는 인천항에서 배편으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222㎞)에 있는 서해 최북단 섬입니다. 북방한계선에 인접한 입지적인 특성으로 인해 군사요충지로만 인식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희귀하고 학술 가치가 높은 국가지질공원이자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인 국가생태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옹진군은 백령도를 ‘서해의 별뜨락, 10억년 자연을 품은 관광 휴양지’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100억 원을 투입해 관광자원 및 콘텐츠 개발과 관광편의 및 서비스 기반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2027년 개항 예정인 백령공항과 연계해 백령도 일대를 ‘섬 관광 1번지’로 육성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용기포구항을 거점 삼아 사곶해변, 콩돌해안 등을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고 하늬해변 생태관광, 백령·대청·소청 지질관광, 백령∼대청∼소청 순환선 운영 등을 토대로 이들 지역을 하나의 권역으로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옹진군은 사업이 완료되는 2026년에는 백령도가 연간 1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3일 이상 체류하는 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고, 또 오고 싶은 세계적인 명품 관광섬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④ 울릉도…‘울루랄라 울릉도’
경북 울릉군 소속 울릉도는 동해상에 위치한 화산섬으로, 국내에서 아홉 번째로 큰 섬입니다. 지도로만 보면 강원도에 가까워 보이지만, 직선거리로 제일 가까운 곳이 130km 거리의 경상북도 울진군입니다. 또 울릉군은 경북에서 유일하게 섬으로만 이뤄진 지자체입니다.

울릉군은 울릉도를 고유자원인 자연 생태와 인문을 활용한 개발할 계획입니다. ‘액티비티 울릉’ ‘메이킹 스마트 울릉’ ‘it is 울릉’이라는 3가지 주제로 120여억 원을 투입해 울릉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을 조성하고, 울릉도의 특색을 살린 4계절 축제를 진행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언어로 지원하는 스마트 통합관광어플을 개발하는 등 울릉도만의 특색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업들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울릉도를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다시 찾고 싶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를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⑤ 흑산도…‘가고 싶은 K관광섬 자산어보 흑산도’
흑산도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 위치한 섬으로, 주변 해역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일부입니다. 인근의 홍도, 소장도, 대장도, 영산도 등과 함께 흑산군도라 불립니다. 최초 해양학 연구서인 정약전의 ‘자산어보’가 탄생한 곳이기도 합니다.

신안군은 이런 입지적인 특징과 역사를 활용할 방침이다. 즉 2026년까지 총사업비 120억 원을 투입해 흑산도에 있는 유배문화공원, 사리분교 등을 이용해 가족 캠프와 체험장을 만들고, 캠핑·자전거·등산대회를 통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자산어보 테마마을 조성, 파시 관광자원화, 클린에이스 흑산, 고래와 쉬어가는 섬 등과 같은 사업이 추진됩니다.

신안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흑산도는 자연환경과 문화가 풍부한 한국 해양 문화의 보고(寶庫)”라며 “퍼플섬에 이어 세계인이 찾는 가고 싶은 K-관광 섬으로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