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국만 참여 ‘팀트로피’ 13일 개막 주장 차준환 “단체전 이제 첫걸음, 올림픽 예행연습이라 여기고 최선” “야구공 처음 잡아봐 너무 떨려요” 잠실경기 시구… 고교 동기가 코칭
한국 피겨 간판 차준환이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LG 경기 시구를 앞두고 영화 ‘007’ 배경음악 메들리에 맞춰 연기한 올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시작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피겨 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 참가 준비로 최근에도 ‘주 6일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차준환은 휴식일인 이날 짬을 내 시구에 나섰다. 뉴스1
광고 로드중
“태어나서 야구공을 잡아본 게 오늘이 처음이라 너무 떨린다.”
‘피겨 프린스’ 차준환(22·고려대)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LG 경기 시구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차준환의 긴장을 풀어준 건 시구 지도를 자청한 LG 투수 이민호(22)였다. 차준환과 이민호는 휘문고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인연이 있다.
사실 차준환이 이민호와 같은 반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차준환은 처음 태극마크를 단 휘문중 2학년(2015년) 때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국내로 훈련 장소를 옮긴 2020년까지 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기량을 갈고닦았다. 차준환은 학교에 거의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전설의 포켓몬’으로 불렸다.
광고 로드중
차준환 같은 피겨스케이팅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면 잠시 한숨을 돌릴 여유를 갖게 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지난달 25일 끝났지만 차준환은 요즘에도 일요일을 빼고 주 6일 동안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 참가 준비 때문이다. 월드 팀 트로피는 남녀 싱글 각 2명, 페어와 아이스댄스 각 1조가 출전하는 국가 대항 단체전이다.
월드 팀 트로피에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관 국제대회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6개 나라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2009년부터 격년으로 열리고 있는 이 대회에 한국이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 싱글 차준환 이시형(23·고려대), 여자 싱글 이해인(18·세화여고) 김예림(20·단국대)을 비롯해 조혜진(18)-스티븐 애드콕(28·캐나다) 조가 페어, 임해나(19)-예 콴(22·캐나다) 조가 아이스댄스 대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친구야, 포심 패스트볼은…” 차준환(오른쪽)이 시구를 앞두고 서울 휘문고 동기동창인 LG 투수 이민호에게 ‘포심 패스트볼’ 그립을 배우고 있다. ‘이날 처음 야구공을 잡아 봤다’는 차준환은 시구에서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LG 제공
차준환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시상대에 섰다. ISU는 올해 차준환처럼 특정 국가 싱글 선수가 혼자 세계선수권에 참가해 2위 안에 들었을 때는 이듬해 해당 종목 출전권을 3장으로 늘려준다. 차준환 덕에 남자 싱글 선수 두 명이 추가로 내년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광고 로드중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