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례 그래미 수상 현악4중주단, 올해 은퇴 앞두고 전 세계 고별 투어 “DG서 녹음한 50장 넘는 음반과 ‘쇼스타코비치와 검은 수사’ 공연…47년 활동중 가장 자랑스러워” “유럽-북미 진출 한국음악가 보면 클래식 관심-뛰어난 교육 느껴” 내달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공연
5월 27일 내한 고별 콘서트를 열고 올해로 47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세계 정상의 현악4중주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 왼쪽부터 첼리스트 폴 왓킨스,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드러커, 필립 세처, 비올리스트 로런스 더턴. 4중주단의 이름은 19세기 미국 사상가이자 문인 랠프 월도 에머슨에서 따왔다.오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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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상 9회, 그래머폰상 3회 수상, 미국 최고 음악가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상을 실내악단 최초로 수상.’
미 대륙 최고의 현악4중주단이자 세계 최고 권위의 현악4중주단 중 하나로 꼽혀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이 작별을 고한다. 1976년 미국 뉴욕 줄리아드음악원 학생 네 명이 결성한 이 4중주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세계를 돌며 고별 투어를 열고 있다. 서울에서는 5월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라벨 ‘샤콘’, 모차르트 4중주 15번, 하이든 4중주 29번, 베토벤 4중주 8번을 연주한다.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드러커, 필립 세처, 비올리스트 로런스 더턴, 첼리스트 폴 왓킨스로 구성됐다. 올해 모든 연주 활동을 마무리하기로 한 이 4중주단을 e메일로 인터뷰했다.
―47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오면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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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드러커, 필립 세처는 4중주단 결성 후 멤버 교체 없이 죽 함께 활동했죠. 리더 격인 제1바이올린 자리를 번갈아 맡아온 점도 드문 일입니다.
“우리의 레퍼토리마다 제1바이올린을 정하면 해당 곡을 연주할 때마다 그렇게 유지합니다. 서울 공연에서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4중주를 드러커가, 베토벤은 세처가 제1바이올린을 맡습니다.”
―19세기 미국 사상가이자 문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이름을 땄습니다. 그의 어떤 개념에 매혹됐습니까.
“우리가 이 4중주단을 결성한 1976년은 미국 독립 200주년을 맞는 해였기에 우리는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이름 중 하나를 택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에머슨의 철학에 대해 전문가들처럼 잘 알지는 못했죠.”
―2010년 당시 LG아트센터에서 공연했고 2017년에는 서울국제음악제에서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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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비교적 친숙한 곡들입니다.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하이든의 4중주 29번은 갑작스러운 침묵과 강세, 예상할 수 없이 긴 악구 등 청중에게 흥미와 놀라움을 주는 부분이 많은 곡입니다. 모차르트의 4중주 15번은 2악장 외에는 주로 어두운 분위기로 되어 있죠. 베토벤의 4중주 8번은 중기 작품인데, 베토벤은 이 시기에 하이든이나 모차르트가 상상하지 못한 음향적, 정서적 확장을 이뤘습니다. 느린 악장은 마치 중세 사람들이 ‘행성들이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는 천상의 음악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 개념을 표현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에머슨 4중주단 활동을 마친 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요.
“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에서 현악4중주를 계속 가르칩니다. 각자 다른 학교에서도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활동도 계속할 겁니다. 개인 활동이나 오케스트라 협연도 이어갈 것입니다. 에머슨 현악4중주 활동을 끝내는 걸 음악 활동의 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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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