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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조던’ 첫 제품은 ‘르까프’에서 만들었다[황규인의 잡학사전]

입력 | 2023-04-07 11:16:00


영화 ‘에어’에 등장한 ‘에어 조던 1’.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나이키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60)과 계약을 맺고 ‘에어 조던’ 시리즈를 출시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 ‘에어’가 극장에서 상영 중입니다.

이 영화에 등장한 ‘에어 조던 1’은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SD 커스텀 풋웨어’에서 디자인한 ‘모형’입니다.

SD 커스텀 풋웨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sdcustomfootwear)을 통해 이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SD 커스텀 풋웨어 인스타그램 캡처

그렇다면 현실에서 ‘에어 조던 1’ 시제품(試製品)을 만든 회사는 어디였을까요?

정답은 대한민국 부산에 있던 ‘동양고무산업’이었습니다.

당시 주문자 상표 부착(OEM) 방식으로 나이키 신발을 만들던 이 회사는 나중에 ‘화승’으로 이름을 바꾸고 ‘르까프’라는 자체 상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소더비 경매 제공

이 시제품은 2020년 ‘소더비 경매’에서 56만 달러(약 7억3853만 원)에 팔리면서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 제품에는 ‘850204 TYPS’라는 코드가 붙어 있었습니다.

850204는 이 제품을 완성한 날짜고 TYPS는 ‘Tong Yang Player Sample’을 줄인 말입니다.

슈지엄 홈페이지 캡처

이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두 신발 크기가 다르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은 미국 기준으로 13(310㎜)이고 왼쪽이 13½(315㎜)로 왼쪽이 더 큽니다.

보통 제품은 이렇게 만들지 않겠지만 ‘선수용’이라 조던 발 크기에 각각 맞게 만든 겁니다.

시제품(왼쪽)과 양산품. 슈지엄 홈페이지 캡처

디자인도 그해 4월부터 매장에서 팔기 시작한 양산품과 다릅니다.

제일 큰 차이는 끈이 빨간색이라는 것. 양산품은 (원래) 흰색과 검은색 끈만 있었습니다.

발목 부분도 시제품 쪽이 더 낮고 운동화 표면 소재도 양산품과 다릅니다.

조던 겔러 씨. 유튜브 캡처

이 신발은 원래 ‘슈지엄’(Shoezeum)이라는 신발 박물관을 운영하던 조던 겔러 씨가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겔러 씨는 “아내와 (조던의 시카고 왕조 시절 마지막 시즌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를 보던 중 이 신발이 새 주인을 찾을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 제품을 경매에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소더비 경매는 신발 새 주인이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