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 팝 대명사’ 사샤 알렉스 슬론 인터뷰
6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공연 중인 사샤 알렉스 슬론. 이날 무대에는 특별한 무대 장치가 없었다. 남편인 DJ 겸 프로듀서 킹 헨리(King Henry)가 연주하는 디제이 부스와 스모그뿐이었다. 사샤는 목소리 하나로 무대를 채웠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무대는 단출하다 느껴질 정도로 별 것이 없다. 스모그 사이로 늪에 잠긴 듯한 깊고도 허스키한 목소리가 공연장에 등장하면, 눈물은 속수무책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새드팝의 대명사 미국 싱어송라이터 사샤 알렉스 슬론(28). 6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단독 내한 공연을 진행한 그는 본보와의 서면인터뷰에서 “한국 팬들이 항상 지지하고 응원해줘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오랫동안 한국에 오는 순간을 기다려왔다.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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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부터 저는 아티스트가 될 거란 왠지모를 믿음이 스스로에게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곡을 쓰면서도 저는 항상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들을 작곡했죠.”
처음으로 자신에게 바친 곡은 ‘Ready Yet’(2018년). 몇 년간 어울린 적 없던 아버지와의 관계와 자신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곡이다. 그는 “그때는 아티스트로서의 큰 기대가 없었다. 그저 음악은 제 감정을 표출하는 창구였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첫 곡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의 노래는 자전적이다. 주로 관계와 자아에 대해 노래한다. 가사가 명확하고 솔직해 누군가의 편지 혹은 일기를 엿보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사람들이 비웃을까 두려워. 그래서 나는 농담을 먼저 해. 그들에게 농담을 하면 나는 상처받지 않겠지”(곡 ‘Thou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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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 안 해줬잖아. 나이를 먹는다는 건 꽤나 외로운 과정인 이란 걸”(곡 ‘Adult’)
슬론은 “가끔 무의식적으로 작업하는데 작업할때는 스스로 무엇을 느끼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후에 되새겨보면 마치 노래를 통해 제 인생을 암시한 느낌”이라고 했다. ‘Lie’(2020년)라는 곡이 그렇다. 그는 “이 곡은 전 애인을 생각하며 썼는데, 고등학교 때 스스로 느낀 감정에 대한 곡이기도 했다. 계속 거부당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의 노래는 우울하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결국 용서와 희망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곡 ‘Older’(2018년)만 봐도 그렇다. 곡은 나이가 들면서 어릴 때 원망했던 부모님의 이혼과 관계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새 앨범에 수록될 곡 ‘Kids’도 마찬가지다. 슬론은 “부모님이 나이 들어가는 것을 보며 언젠가는 우리가 부모님을 보살펴 드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과 관련한 곡”이라고 했다.
슬론은 “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아직 이루지는 못한 것 같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항상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말 그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음악 작업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정서로 ‘슬픔’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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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