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2023.2.27/뉴스1 ⓒ News1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 교수는 한달간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와 형이상학적 물음을 포함한 여러 주제를 놓고 대화한 내용을 엮어 24일에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를 출간했다.
이 책은 챗GPT는 미래 생성인공지능 시대의 모습에 대한 예고편이다. 이른바 생성 AI를 통해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는 챗GPT는 기존 출시된 챗봇 및 언어 처리 인공지능 한계를 뛰어넘는다.
그는 챗GPT와 대화를 시도하면서 두 가지 큰 충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하나는 미처 질문을 완성하지 못한 채 엔터키를 눌렀는데도, 챗GPT가 추론을 통해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대답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필요한 데이터를 입력하고 수행 명령을 하면 창작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이는 5년 전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챗GPT의 발전 수준을 훨씬 크게 뛰어넘는 것”이라며 “물음에 자동으로 검색을 해서 요약한 내용으로 대답을 해줄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가지고 추론을 통해 자체적인 사고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인터넷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챗GPT는 그동안 인터넷을 지배하던 검색의 패러다임을 바꿀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은 챗GPT를 자사에 대한 심각한 위기로 간주하고 ‘레드 코드’를 발령했다.
김 교수는 다만 아직은 챗GPT에도 한계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챗GPT는 아직까지는 ‘그저 말 잘하는 녀석’이다”며 “수학적 연산을 하지 못하고 질문을 많이 하면 대답이 점점 이상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동아시아 제공)
챗GPT가 아무리 기능이 발달해도 결국 데이터는 인간이 제공하는 것이고 그 대답에 대한 판단과 실행도 인간이 하는 것인데 큰 문제가 될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문제는 챗GPT의 대답이 너무나도 그럴싸해 페이크(가짜뉴스)가 대량 생산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챗GPT의 부작용이나 한계는 시간이 흐르면 해소될 문제”라며 “예를 들어 챗GPT에서 우려됐던 표절 식별 문제는 데이터에 워터마크를 넣는 방식이 제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챗GPT는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이고, 사람들이 쌓아올린 언어를 바탕으로 정보를 찾고 재조합해주는 언어 모델일 뿐”이라며 “이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기계와 협업함으로써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를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에게 챗GPT를 이용한 에세이를 허용할 생각이다”며 “다만 정교하게 질문하는 법을 배우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