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리뷰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 준영(임시완)이 해킹한 나미(천우희)의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영화사 미지 제공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휴대전화를 집어 들기가 오싹해진다. 해킹 한 번으로 내 직장과 사는 곳이 털리는 것은 물론, 인간관계가 망가지고 목숨을 위협받는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는 시대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일이라 더 섬뜩한 영화, 넷플릭스가 내놓은 현실 밀착형 스릴러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다.
회사원 ‘나미’(천우희)는 여느 때처럼 술을 진탕 마시고 버스에 휴대전화를 두고 내린다. 다음날 휴대전화를 돌려받지만 그때부터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나를 챙겨준 회사 사장님 뒷담화가 인스타그램에 올라가 직장을 잃고, 가장 친한 친구를 의심하게 되면서 둘 사이는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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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스마트폰이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를 사용했지만 속도감 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화면으로 긴박한 상황을 연출한 영화 ‘서치’(2018년)와도 닮았다. 신인인 김태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기력이 보증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임시완은 드라마 ‘미생’(2014년)의 장그래 티를 완전히 벗었다. 영화 ‘비상선언’(2022년)에서 ‘완벽한 빌런(악당)’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이번에는 서늘한 표정으로 상대방의 일상을 완전히 앗아간다. “네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며 광기 어린 눈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역할이 몸에 맞춘 듯 자연스럽다.
천우희는 평범한 직장인 역을 맡아 누구나 이 같은 범죄의 타겟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극대화 했다. 아빠가 위험에 처하자 절규하는 연기를 인상적으로 해냈다. 김희원은 아들을 살인범으로 의심하는 형사 역할을 맡아 혼란스러운 심리를 잘 표현했다.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17일 공개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