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제36회 인촌상 시상식

입력 | 2022-10-12 03:00:00

부문별 상금 1억 원씩
이용훈 인촌기념회 이사장 “수상 계기로 더 빛나는 별이 되길”
수상자들 소감 “세계를 품 안에 담을 지도자 양성”
“멋진 그림책의 세계 넓혀 나갈 것”… “문학은 함께 삶 향해 나아가는 수행”
“더 많은 후배들 창업에 도전하길”… “국민 응원으로 누리호 발사 성공”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제36회 인촌상 시상식이 11일 열렸다. 왼쪽부터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수상자인 민족사관고등학교의 한만위 교장, 이수지 그림책 작가,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고정환 본부장과 이용훈 인촌기념회 이사장.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36회 인촌상 시상식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11일 열렸다. 인촌상은 일제강점기에 동아일보를 창간하고 경성방직과 고려대를 설립한 민족 지도자 인촌 선생의 유지를 이어 나가기 위해 1987년 제정됐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이사장 이용훈)와 동아일보사는 인촌 선생의 탄생일인 10월 11일에 맞춰 매년 시상식을 열고 있다. 이날 수상자는 △민족사관고등학교(교육) △이수지 그림책 작가(언론·문화) △김인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인문·사회)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과학·기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특별상)로 각각 상장과 메달, 상금 1억 원을 받았다.

▶ 수상자 공적은 9월 6일자 A8면 참조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906/115323753/1)


1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6회 인촌상 시상식에서 이용훈 인촌기념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용훈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나라를 빼앗겨 어려웠던 시기에 주저하지 않고 행동에 나선 인촌 선생처럼 수상자들은 새로운 길을 개척한 선구자들이다”라며 “인촌상 수상을 계기로 더 빛나는 별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도연 인촌상 운영위원장은 수상자 선정 경위를 보고했다. 운영위원회는 외부 심사위원 16명을 위촉하고 후보군을 추린 뒤 6∼8월에 수차례 회의를 열고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강원 횡성군 민족사관고등학교는 입시 위주가 아닌 자율에 기반한 교육을 추구하면서도 다수의 학생들을 명문대에 진학시켰다. 한만위 교장(62)은 “민족주체성 교육과 융합영재 교육을 중심에 두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민족을 가슴에 새기고 세계를 품 안에 담을 진정한 지도자를 계속 양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수지 작가(48)는 올해 3월 한국인 최초로 ‘어린이책의 노벨 문학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그림 작가 부문을 수상했다. 이 작가는 “인촌상이 가장 근본적이고 열려 있는 태도를 담고 있는 예술 장르인 그림책에 주목하고 공헌을 인정해줬다”며 “멋진 그림책의 세계를 꾸준히 넓혀가는 노력으로 상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김인환 명예교수(76)는 기존 문학이론에 기대지 않고 한국 문학 작품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문학의 4가지 개념인 운율과 비유, 구성, 문체를 정립했다. 김 교수는 “문학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삶을 향해 나아가는 수행”이라며 “인촌 선생의 공선사후(公先私後)와 동일한 의미인 극기복례(克己復禮)는 사심을 극복하고 공동선을 실행한다는 뜻으로, 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성훈 교수(47)는 개인별 맞춤의학용 진단 기술을 개발해 온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권 교수는 “전 세계 병원에서 우리 장비를 써서 매일 많은 환자들이 위기를 넘기고 살아나는 미래를 생각하면 행복하다”며 “더 많은 후배들이 연구하고, 창업에 도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학동아 어린이 기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인촌상 특별상 수상자인 항우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올 6월 누리호 발사를 성공으로 이끈 주역이다. 고정환 본부장은 “누리호 개발은 온갖 역경을 넘어서며 진행했다. 지난해 1차 발사의 아쉬운 실패에도 많은 국민의 응원으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숙제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 전에 항우연 연구진 4명을 인터뷰했던 어린이과학동아 어린이 기자 박예지 양(8)은 단상에 올라 “우리나라 연구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누리호를 발사한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제가 연구원이 된 것처럼 기뻤다”고 말했다. 박도윤 군(8)은 “제가 어른이 됐을 때는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탐사선을 타고 다른 행성을 연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엔 안병영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축하 공연은 동아뮤지컬콩쿠르 수상자인 뮤지컬 배우 장윤석 정예은 씨가 펼쳤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