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자진 사퇴한 허삼영 전 프로야구 삼성 감독. 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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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을 이끌던 허삼영 감독은 지난해 2위에서 올해 9위로 순위가 떨어지자 부진한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1일 사퇴했다. 국내 최고 전력 분석가로 손꼽히다 직접 지휘봉을 잡았던 허 전 감독은 팀 역사상 최다인 13연패 기록을 남기고 그렇게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다만 팀 성적에 감독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는 데이터로 검증하기가 힘든 영역이다. 선수들 기록처럼 세부 지표가 있는 게 아니라 결국 승패만 남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008승 1709패를 남긴 레오 더로셔 감독(1905~1991)은 “지면 잘릴 것이요, 이기면 잘릴 날을 미룬 것뿐”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감독들은 경기에서 패할 때마다 투수 교체를 비롯해 대타 기용, 희생번트 사인 등 경기에서 내린 거의 모든 결정에 대해 비판 받는다. 작전을 잘 구사하는 감독과 그렇지 못한 감독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감독 456명의 작전(번트사인, 고의사구)이나 대타, 투수 및 수비교체가 승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제임스 클릭의 200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감독의 작전 결과는 시즌마다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또 감독의 역량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유의미한 차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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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감독 대부분이 ‘평균은 했다’고 쉽게 결론내기도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 감독도 ‘파리 목숨’이다 보니 통계상 유의미한 표본으로 볼 수 있는 1000경기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도 비슷하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감독(97명) 중 1000경기 이상 치른 감독은 12명뿐이다. 이들 모두 ‘명장’ 소리를 들었지만 통산 승률은 평균 0.528밖에 되지 않는다.
1000경기 이상 소화 프로야구 감독 통산 승률 및 한국시리즈 우승 횟수. 현직 김태형 감독은 2021년 성적까지만 반영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양대 리그에서 모두 월드시리즈를 정복한 스파키 앤더슨 감독(1934~2010)은 야구에서 감독의 역할을 이렇게 평했다. “야구는 단순한 게임이다. 좋은 선수가 있고 이들이 올바른 마음가짐을 유지하게만 하면 감독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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