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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한상준]남양주의 표심이 보여준 여야의 복기 과제

입력 | 2022-06-10 03:00:00

한상준 정치부 차장


“6·1지방선거의 경기 남양주 표심을 뜯어보면 흥미로운 점이 나올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둘러싼 백가쟁명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정치권 인사는 “남양주는 꼭 복기해 봐야 하는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구 약 71만의 남양주는 최근 선거에서 계속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민주당은 17∼19대 총선에서 남양주 지역구 2석 모두 차지했고, 3곳으로 늘어난 20대 총선에서도 2석을 지켜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3석을 모두 가져갔고 3·9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남양주에서 52.33%를 기록해 44.43%를 얻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섰다.

이런 남양주는 이번 시장 선거에서는 수도권 66개 기초단체장 중 유일하게 전직 국회의원들 간의 ‘리턴 매치’가 벌어진 곳이다. 각각 19대, 20대 의원을 지낸 민주당 최민희 후보와 국민의힘 주광덕 후보는 2016년 총선에 이어 이번 시장 선거에서도 재격돌했다.

주 후보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집요한 문제 제기로 ‘조국 저격수’로 불렸다. 반면 조 전 장관을 적극적으로 엄호했던 최 후보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필요성도 강하게 주장했다. 조 전 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최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한 배경이다.

선거 결과 53.44%를 얻은 주 후보가 46.55%를 얻은 최 후보를 여유 있게 제쳤다. 시장 선거만 놓고 보면 ‘남양주 시민들은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 그러나 남양주 유권자들은 경기도지사의 경우 민주당 김동연 후보에게 14만7630표(49.83%)를,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게 14만3096표(48.30%)를 보냈다. 7명을 뽑는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5명을 차지했다.

또 남양주갑 지역구는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차지하고 있다. 그는 검수완박 국면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반면 남양주병을 지역구로 둔 김용민 의원은 민주당 강경파 초선들의 모임인 ‘처럼회’의 주축으로 검수완박에 앞장섰다.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최 후보는 남양주갑에서 주 후보에게 4.63%포인트 뒤처졌다. 그런데 남양주병에서는 11.95%포인트 차로 더 크게 졌다.

이런 남양주의 표심이 흥미로운 건, 여야 모두에게 숙제를 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이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왜 남양주 유권자들은 시장 선거와 달리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중의 윤핵관’인 김은혜 후보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것일까.

민주당은 고민할 지점이 더 많다. 이 후보를 찍었던 52.33%의 표심은 어디로 갔을까. 검수완박까지 마쳤는데 ‘개혁의 선봉장’인 김용민 의원의 지역구인 남양주병에선 최 후보가 왜 크게 졌을까. 이런 복기(復棋)를 누가 더 잘했는지, 그 결과를 제대로 실천에 옮겼는지는 22개월 뒤인 2024년 22대 총선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한상준 정치부 차장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