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식용유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국민들이 식용유 수급 문제에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국내 식용유 연간 소비량은 대두유 60만 t과 팜유 20만 t을 비롯해 약 114만 t에 이른다. 이 중에서 90만 t을 수입한다. ‘식용유 대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한국 사회가 현대화되면서 식용유를 사용해 조리하는 음식이 늘었다. 자연스레 식용유 소비량도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이 즐겨 먹던 전통 한식은 식용유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는 발효음식은 기름을 적게 사용한다. 또 장에 좋은 각종 유익균과 함께 발효 과정에서 활성화된 다양한 생리 활성물질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현대인의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이다.
한식의 조리법은 찜, 탕, 조림 등 저온 조리법을 주로 사용해 튀김, 볶음 등 고온 조리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름의 산패나 단백질 변성 등을 미리 차단한다.
기본적으로 한식은 신선한 제철 식재료인 고춧가루, 고추장, 간장, 된장, 식초, 참기름, 들기름 등을 사용하는 음식이다.
이 중 참기름은 저온으로 볶은 깨를 착즙해서 만들어 한식에 맛과 향을 풍성하게 해준다. 한식을 더욱 한식답게 만드는 중요한 재료다. 참기름은 발연점이 낮아 조리용으로 사용하기보다 요리 완성 단계에서 소량을 넣어 풍미를 더하는 용도다.
식용유와 팜유 수출 제한 등으로 걱정거리가 또 하나 늘어난 지금, 건강한 우리의 제철 식재료로 한식을 요리하고 즐기는 건 어떨까. 이를 통해 우리 몸에 건강을 선물하는 것은 덤일 것이다.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